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교육 공약인 ‘무료 야간 초등학교 돌봄교실’이 폐기된 것으로 드러나 교육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작년 11월 21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맞벌이 가정을 위해 무료로 밤 10시까지 초등학생들을 학교에서 돌봐주는 ‘온종일 학교 운영’을 위한 ‘방과 후 학교운영 및 교육복지지원법’ 제정 등을 공약으로 밝혔다.
현재도 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학생들을 돌봐주는 오후 5시까지의 방과 후 프로그램과 밤 10시까지의 돌봄교실(각 시도에 따라 명칭·시간 다름)이 있지만, 무료로 운영된다는 방침에 학부모들의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시한 국정과제에서 초등학교 온종일 돌봄교실 공약 중 밤 10시까지의 경우 ‘무료’라는 말이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과제 ‘66.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의 하위분류, ‘나. 주요 추진계획’의 5항을 보면 ‘오후 5시까지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프로그램 무료 제공, 밤 10시까지 온종일 돌봄교실 운영’이라고 나타나있다.
오후 5시까지는 무료지만, 이후 10시까지의 경우 ‘무료’란 말이 없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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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출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 |
<노컷뉴스>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방과후~오후 5시 주간 초등돌봄교실은 계획대로 무료로 운영하고 오후 5시~밤 10시 야간 돌봄교실 이용 학생에게는 비용을 받는 방안을 확정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밤 10시까지 돌봄교실을 무료로 운영할 경우 인원이 대거 몰려 꼭 이용해야 할 학생이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교육시민단체들은 이같은 정부의 공약 폐기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박범이 회장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방과 후 학교를 10시까지 무료로 하겠다 하셨는데 슬그머니 학부모의 부담으로 넘겼다”며 “국가가 초등학생들을 보육하겠다는 책임을 한마디 말도 없이 방기했다. 정말 무책임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학부모들이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김잔디 간사는 14일 ‘go발뉴스’에 “아이들은 위협에 노출되지 않고 보호받아야 하다”며 “국가는 방과 후에도 아이들을 돌볼 책임이 있다. 책임 회피이자 공약 후퇴”라고 비판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엄규숙 교수는 ‘go발뉴스’에 “밤 10시까지 학교에 아이들을 맡기는 가정은 대부분 맞벌이 가정이거나 저소득층 가구”라며 “야간 초등학생 무료 돌봄 공약에서 무료를 뺀 것은 국가가 저소득층 아이들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저소득층의 경우 금전적인 부담 때문에 아이들이 집에 방치되는 현실”이라며 “예산 집행이 다른 부분에서는 잘 되는데, 복지 분야에서는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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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돌봄교실 ⓒEBS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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