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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大入개편]학생·학부모 "선택형 수능 1년만에 폐지…우리가 마루타인가?"

등록 2013.08.27 16:14:36수정 2016.12.28 07: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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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건팀 = 27일 교육부가 '대입 전형 간소화 및 대입 제도 발전방안(시안)'을 발표하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육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고등학교 2~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선택형 수능 폐지에 대해 "1년 만에 폐지할 거라면 애초에 왜 이 제도를 도입했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고3 학부모 김현주(48·영등포구 당산동)씨는 "지금 수험생들은 피해자다. 2017년도에는 폐지될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시키는 건 마루타와 똑같다. 선택형 수능제는 지금까지 내가 본 것 중 가장 빨리 없어지는 입시제도 같다. 우리 애들만 희생양이다. 만에 하나 우리 아이들이 4수·5수를 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며 울분을 토했다.

 세화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변지은(19)양은 "하필이면 우리 때부터 바뀌어 아무래도 불리한 것 같다. 선택형 수능으로 문제집도 다 두 개씩 만들다 보니 문제집 수준이 낮아졌고 EBS 인터넷 수능 교재도 질이 낮다"고 푸념했다.

 같은 학교 2학년 한주연(18)양은 "입시 제도를 계속 바꾸는 이유로 교육부에서는 공교육 살리기를 외치고 있지만 핑계에 불과하다고 본다. 시험 제도를 어떻게 바꾸든 어차피 사교육은 생기기 마련이다. 공교육 핑계대지 말고 그만 바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중1 학부모 윤세희(43·송파구 문정동)씨는 "교육 정책이 너무 많이 바뀌어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지 모르겠다. 교육·입시 정책이 좀 일관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당이 바뀌고 정치가 바뀌면 교육 정책이 바뀐다. 학자들이 하든지 해서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수시로 제도가 바뀌면 아이들도 힘들고 학부모도 힘들다"고 성토했다.

 고2 학부모 양정선(47·분당구 수내동)씨는 "언제 대입 전형이 정착되는지 모르겠다. 그것이 간소화이건 다른 것이건 의미가 없다. 계속 바뀐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문·이과를 폐지한다는 것은 어디서 나온 발상인지 모르겠다. 대입 전형이 아무리 간소화돼도 지금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학부모 단체와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도 이번 개편안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박범이 회장은 "발표된 내용이 복잡한데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 이렇게 가면 학생·학부모 부담 완화와 학교 교육 정상화라는 목표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본다."며 "현재 학생부, 논술, 실기, 수시 정책 등 기본 틀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선택형 수능 폐지와 관련, "생각없이 불쑥불쑥 정책을 내놓는 무책임한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추진하면서 예산은 예산대로 쓰고 실행도 제대로 못 했다"고 비판했다.

 문·이과 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통합에는 찬성하지만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성적의 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선행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사교육걱정) 안상진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입시 제도 간소화에 대해 "전형 개수가 일정 부분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학생들이 힘들어했던 근본적인 부분을 해소하는 데는 미흡하다"며 "학생들이 준비해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사 과목의 수능 필수화에 대해서는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면 '문제풀이식' 수업만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역사의식을 갖도록 하는 데 효과를 볼 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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