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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절전경영` 팔걷었다

입력 : 
2013-06-19 17:26:42
수정 : 
2013-06-20 09: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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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전력 수급난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오늘부터 8월 말까지 피크시간대 실내온도를 26도에서 28도로 상향 조정하니 많은 협조 바랍니다." 19일 오후 1시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시설팀의 안내방송이 울려퍼졌다. 곧이어 오후 2시부터 사무실 온도가 2도 올라갔다. 약간 더운 기운이 느껴졌지만 거북스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삼성이 이날부터 대대적인 절전 대책에 들어갔다. 작년까지는 전기 사용을 아끼자는 절전 캠페인이 주를 이뤘지만 이번에는 강도가 달랐다. 전 사업장에 LED조명 설치, 노후 설비 교체, 태양광 발전 등 3년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게 눈에 띈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은 "삼성이 현재로서 낼 수 있는 최대 절전치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했다. 그야말로 총력 절전 체제"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기준인 실내온도 28도 유지는 기본이고 피크시간대의 조명을 70% 소등하기로 했다. 또한 7월 말~8월 초에 집중돼 있는 하계휴가를 8월 5일에서 30일까지 4주간에 걸쳐 계열사별로 분산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은 또 8월 중 피크시간대에 사업장별로 3~20% 절전을 추진한다. 아울러 전력 과부하를 막는 데 효과적인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주요 사업장에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삼성SDI를 중심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고효율 램프 교체 △주차장 절전(주간 50%, 야간ㆍ휴일 90% 절전) △에스컬레이터 센서 설치 △피크시간대 냉방기 가동 자제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노타이ㆍ노재킷으로 근무 가능한 하절기 복장 기간을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울산, 전주, 소하리, 화성 등 자동차 생산공장과 남양연구소 등 연구시설은 주간예고제, 직접부하제도 등 정부의 전력수요 관리제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최근 아산공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지붕형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아산공장 내 4개 공장 지붕에 총 4만여 개의 태양광 모듈을 올해 말 구축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에너지 계열사들은 전력 최대 가동 시간대에 각 사업장이 가지고 있는 자가발전기를 최대한 가동하고, 사옥과 주유소, 충전소의 저효율 조명을 LED조명으로 교체하는 중이다.

SK C&C는 반바지를 허용하는 파격적인 쿨 비즈니스 캐주얼로 절전 대열에 동참했다. 광고회사나 벤처기업에서 반바지를 허용하는 사례가 더러 있지만 보수적인 대기업에서는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SK C&C 관계자는 "쿨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으면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을 때보다 2도 이상 체감온도를 낮출 수 있다"며 "8월 말까지 현재 드레스코드를 유지하고 필요하면 더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피크시간대 실내 온도를 공공기관과 같은 28도로 높여 일일 피크 전력목표량제를 운영 중이다. 협력회사의 전력위기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세이브 투게더' 캠페인도 벌일 방침이다. 또한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환경전략실이 주관하고 각 사업장이 참여하는 '전사 에너지 태스크'로 에너지 절감 활동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냉동기와 압축기 등 전력 소모 설비는 전력피크 시간대인 오전 10~11시와 오후 2~5시를 피해 가동하고 있다.

[황인혁 기자 / 노원명 기자 /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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