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의 시신을 1년간 방치한 혐의로 40대 목사 A 씨가 긴급체포됐다. A 씨는 폭행 사실은 인정했으나 살해에 대해서는 불과 몇 주 전 부천 초등학생 사망 사건이 발생했던 터라 언론의 관심이 높았다. 이날 경찰 기자회견에는 지상파방송과 주요 일간지를 망라해 수십 명의 기자들이 몰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40대 남성 목사가 죽은 딸의 시신을 집 안에 1년간 방치해 둔 엽기적인 참극이 벌어졌다. 부천소사경찰서는 2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중생 C 양을 죽인 유력한 용의자 아버지 A 씨와 아내 B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15년 3월 31일, 아버지 A 씨는 딸이 가출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여러 경로로 딸의 소재를 파악하려 했으나 발견하지 못했다.

2016년 1월 18일, 숨진 딸의 친구 D 양이 경찰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2015년 3월 15일 C 양을 만난 이야기를 했다. D 양이 C 양의 종아리와 손에 멍 자국이 있어서 이유를 물으니 어제 많이 맞았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고, 경찰은 2016년 2월 2일 A 씨 집을 압수 수색하다가 이불에 덮여 있는 C 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C 양은 반백골화된 상태였다.

A 씨는 폭행 사실을 자백했다. 그는 2015년 3월 17일 오전, 가출한 딸을 나무라다 빗자루와 빨래 건조대 막대로 C 양을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A 씨 부부는 저녁에 방에 가 보니 C 양이 사망해 있었다면서 이를 10개월가량 방치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방치 이유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방향제와 향초 등으로 냄새를 제거하여 은폐하려 했다고 봤다.

A 씨는 B 씨와 재혼한 사이고 C 양은 전처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경찰은 의붓어머니 B 씨뿐만 아니라 그의 동생(C 양의 새 이모) 또한 폭행에 가담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있다. C 양의 새 이모 또한 3일 오전 긴급체포했다.

부천시 소사구의 작은 개척교회 목사라는 점 외에 경찰은 그가 시무하는 교회나 교단 등 용의자 상세 정보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향후 밝히겠다고 했다. 경찰은 A 씨 부부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C 양이 사망한 후 2주가 지나 가출 신고를 한 점, 방향제를 동원하면서까지 시신을 방치한 점 등을 추가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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