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현 목사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사랑의교회를 둘러싼 모든 문제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올해 안에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짓고 싶다." 오정현 목사가 지난 9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논문 표절 문제, 학력 위조 문제, 건축 문제 등에 대해 해명한 그는 올해 모든 문제를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오 목사의 바람대로 올해 안에 모든 문제가 마무리될 수 있을까. 여전히 각종 소송은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사랑의교회 이 아무개 안수집사는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교인 13명을 고소했다.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대적했다는 이유를 들어 노회에 고소장을 낸 것이다. 당회를 거치지 않았고, 고소장 형식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소속 노회인 동서울노회는 재판국을 구성해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그런데, 일부 노회 목사들을 중심으로 재판국원 중 일부가 오정현 목사와 가깝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 목사는 이에 반발해 재판국원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자세한 내막은 파악하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노회 목사들이 언급을 꺼렸기 때문이다.

최근 이 소문과 무관치 않은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재판국장과 재판국 서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 아무개 집사가 개인적으로 건 소송에 사랑의교회와 몇몇 노회 재판국원들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현직 임원 모인 자리에, 임원 아닌 재판국장 김 아무개 목사도?

10월 초, 사랑의교회 서초 예배당에 총신대학교 78회 동기회 목사들이 모였다. 오정현 목사는 얼마 다니지는 않았지만 78회 입학 동기라는 이유로 몇 해 전부터 동기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모임도 오정현 목사가 동기회 모임을 위해 장소와 식사를 제공했다. 전직 동기회 회장과 현직 동기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모임에는 2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전직 회장'도, '현직 임원'도 아닌 사람이 참석했다. 현재 동서울노회 재판국장을 맡고 있는 김 아무개 목사다. 김 아무개 목사는 오정현 목사와 가까운 자리인 오른쪽 맞은편에 앉았다.

김 목사는 지난 7월 사랑의교회 이 아무개 집사가 갱신위 교인 13명을 고소한 재판을 맡고 있다. 당시 참석한 목사 중 한 명은, 오정현 목사와 김 아무개 목사와의 대화에서 재판 얘기가 오갔다고 했다. 오정현 목사가 올해 안에 재판을 마무리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뉴스앤조이> 기자는 11월 20일, 당사자인 김 아무개 목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김 목사는 당시 모임에 참석했다는 사실조차 확인해 주지 않았다. 그는 "무슨 소리 하는 거냐, 바빠서 전화 끊겠다"며 대화를 거부했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당시 기념 촬영 사진에는 김 아무개 목사의 얼굴이 있다. 그러나 당시 모임에 참석한 목사들은 말을 아꼈다. 누가 왔는지, 무슨 얘기를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두 사람이 "현직 임원과 전 회장단들을 대상으로 한 모임이었다"고 말해 줬다. 김 목사가 참석한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면서 "급하게 연락을 돌리다 보니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소환장 전달하러 직장까지 찾아간 재판국 서기, 갱신위 폭행 혐의받는 사랑의교회 직원 대동

재판국장뿐만 아니라 재판국 서기와 관련한 논란도 있다. 재판국 서기 박 아무개 목사는 최근 피고소인 갱신위 교인 13명을 찾아다니고 있다. 소장(訴狀)과 소환 통보서 등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갱신위 교인들이 받지 않을 것을 우려해 이들의 직장까지 찾아가 직접 전달을 시도하고 있다.

대학교수인 한 장로의 경우, 강의 중이라 연구실에 없자 박 목사는 재판국 문서를 조교에게 대신 전달하려 했다. 자영업을 하는 다른 장로에게도 직접 찾아와 소환장을 주고 갔다. 갱신위 교인들은, 노회가 이런 식으로 소환장을 전달해 최대한 빨리 재판하려 한다며 특정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박 아무개 목사 옆에 한 사람이 동행했다. 사랑의교회 박 아무개 안수집사다. 그는 지난 2월 주연종 목사와 더불어 갱신위 교인들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이에 불복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갱신위 교인들과 소송 중인 사람이 노회 재판국원과 함께 갱신위 교인들을 찾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뉴스앤조이>는 두 사람에게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이들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동서울노회 목사들은 이러한 정황들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말을 잘못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언론에 대응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것이다. 다만 내부적으로 외부 여론에 대한 부담은 상당해, 일부에서는 뒷말이 안 나오도록 이 문제를 처리하려면 연말 내 처리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노회 재판국이 장로 7명 등 갱신위 교인들에 대해 면직 판결을 내리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교회 당회에서는 오정현 목사를 지지하는 장로들만으로 정관 개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지난 6월 오정현 목사 위임 목사 결의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도, 갱신위 교인들의 원고 자격 상실로 재판이 무효화될 수 있다.

오정현 목사, 총신대 편목 면접 당시 한국에 없었다

지난 6월 갱신위 교인들이 제기한 '위임 목사 결의 무효 소송'도 새로운 증거들이 나오는 등 계속 진행되고 있다.

최근 갱신위 교인들은, 소송 진행 중 확인한 오정현 목사의 출입국 기록 조회를 통해 그가 총신대 편목 과정의 입학시험 당시 한국에 없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2001년 10월에 시험이 있었는데, 그 기간에 오정현 목사가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다는 기록이 나온 것이다. 학교 규정에 따르면 시험 당일 출석을 해야 하는데, 오 목사는 출석하지 않고도 합격했다는 것이다.

갱신위 교인들은 이를 증거로 오정현 목사가 불법으로 편목 과정을 밟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갱신위 교인들은, 편목 과정을 밟고 있던 2002년 오정현 목사가 상당 기간을 미국에서 보냈기 때문에 수업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러한 하자를 안고도 편목 과정을 이수하고 강도사 인허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갱신위 교인들은 이런 이유를 들어 오 목사의 강도사 인허가 문제시될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그 당시에 총신대에서는 편목 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아도 졸업장을 주는 게 관행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중대형 교회 목회자들의 경우, 형식상으로 편목 과정을 밟게 했다는 것이다. 갱신위 교인들은, 오정현 목사에게 불법성이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하려 한다며 총신대와 동서울노회에 추가 증빙서류를 요구했다. 이 증거들을 놓고 12월 초 심리가 재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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