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일진에 완장? 또다른 폭력 우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하병수 대변인은 16일 "일진들이 완장을 차고 우범지역을 순찰하는 것은 흡연으로 징계받은 아이들이 가슴띠를 두르고 캠페인을 벌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하 대변인은 "과거 선도부 아이들이 특권의식을 갖고 아이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경우가 많지 않았냐"며 "아이들은 완장을 또 하나의 권력이라 생각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아이들이 심야에 완장을 차고 우범지대에 나간다고 해서 무얼 할 수 있겠냐"며 "실질적이고 정밀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접근해야지 이런 식으론 학교폭력이 해결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박범이 회장은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원인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낸 대책"이라며 "일진들에게 평화를 가르쳐야 하는데 오히려 억압을 가르치는 꼴"이라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일진이라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에게 주로 고통을 준 아이들이지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을 잘 모를텐데 그 아이들에게 '완장'이라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주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을 보호하는 법을 먼저 배우기 전에 완장을 차버리면 오히려 우범지역에 대한 통제권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대단히 비교육적인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무성 대변인은 "여전히 폭력을 행사하거나 위압적인 아이에게 완장을 채워주면 그건 또다른 무력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변인은 "일진 아이들은 어떤 시간에, 어느 지역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할 지를 알기 때문에 학교폭력 발견 자체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일진 아이들이 순찰을 하다 폭력 사태를 발견해 고발한다 해도 과연 다른 학부모나 교사, 학생들이 수긍할지도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진 아이들 자체가 위화감, 위압감을 주는데 그런 아이들에게 얼마나 신뢰감이 있겠느냐"며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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