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장 목사를 반대하는 장로들과 교인들로 구성된 두레교회바로세우기협의회(두바협)는 1월 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이 목사의 이단성을 폭로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바협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 임원회의 결정과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의 연구 보고서를 근거로 이 목사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두레교회 교인과 교계 언론사 기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두바협 임정빈 장로는 "이번 (이대위의) 결정은 (이문장 목사의) 영적 살인에 대한 범행 증거가 드러난 것이다. 우리는 이단과 함께 있을 수 없다. 이 목사가 본인과 교인과 교회를 위해 스스로 떠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의 이단성이 판명된 이상, 사과와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과는 별도로 그에 따른 죄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2013년 말부터 드러난 두레교회의 갈등이 점점 양극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처음에는 이문장 목사의 리더십 문제였지만, 지금은 이단 문제로까지 번졌다. 이 목사는 어떻게 이단 사상이 있다고 판단받게 되었을까.

▲ 두바협은 1월 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예장통합 이대위가 이문장 목사에게 이단성이 있다고 판단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비성경적·반기독교적·이교적 사상…통일교·구원파와도 유사"

두레교회 이문장 목사는 작년 7월, 이단 혐의로 소속 노회인 예장통합 평양노회에 고소당했다. 평양노회 기소위원회는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총회 이대위에 질의했다. 이대위는 12월 19일 이 목사에게 '이단성이 있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이대위는 <이문장 목사 이단성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 목사는 교회가 용납할 수 없는 이상한 사상을 가르쳐 온 것으로 확인된다. 원죄, 죄, 속죄 교리에서 비성경적, 반기독교적, 이교적인 사상을 보이고, 장로교회의 목회자로서 회중들을 영적으로 지도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이단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사료된다"고 했다.

이대위는 이문장 목사가 설교 중 한 말을 분석했다. 문제가 된 2014년 고난주간 주일예배와 새벽 기도 설교 중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사실상 십자가에 달려 죽임을 당한 것은 뱀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는 것이에요. 예수 그리스도가 육신을 입고 달려 돌아가셨지만 예수님은 돌아가시지 않았잖아요. 육신 속에 들어 있던 본래의 예수님은 죽음이 건드릴 수 없는 그런 분이었고, 육신으로 이 땅에 사셨던 그 예수님, 그 예수님이 인류의 죄를 다 감당하시고 뱀이 물어서 그 독이 온 인류에게 퍼진 그것을 다 예수님이 몸에 지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는데, 결국은 그것이 뱀이 죽은 것이고 사탄이 죽은 것이라는 것…"

이대위는 이 목사의 발언 중 "예수님의 죽음은 뱀의 죽음이며 예수님은 죽지 않았다"고 한 부분이 속죄론에 위배되는 완전한 이단 사상으로 보았다. "육신 속에 들어 있던 본래의 예수님"이라는 표현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분리하는 사상으로 칼케돈 신조에 위배되는 기독론적 오류를 범한 것으로 판단했다. "원죄는 뱀에게 물린 것"이라는 부분은 통일교의 원죄설과 연관된다고 보아, 이 목사에게서 통일교의 사상과 영향이 짙게 나타났음을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문장 목사가 2014년 1월 5일 주일예배 설교 때 한 행동도 문제가 됐다. 이 목사는 설교 시간에 기독교에서 불교로 개종한 사람의 저서인 <마음깨침>이라는 책의 표지를 화면에 띄워 회중들에게 보여 주었다. <마음깨침>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기독교가 말하는 신은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정신적 존재에 불과한 우상이다."
"성경은 솔직히 말해서 인간이 인간을 세뇌시키고 지배하기 위해 만든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도 옛날에 감리회를 열심히 다녔다. 스님이 되기 전에. 부활한다는 소리가 끔찍해서 그 종교 그만두었다."

이대위는 이 책이 무신론을 주장하고, 성경을 비하하며, 부활을 부정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런 반기독교적인 책을 교인들에게 추천하는 행위는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행동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그밖에도 이문장 목사의 이단성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고 했다. "믿음으로 원죄가 소멸된다"고 한 점은 기쁜소식선교회(박옥수 목사)의 주장과 유사하다고 했고, "영의 세계에도 급수가 있다"는 발언은 영적 계급의 근거가 되는 위험한 사상이라고 했다. 또 다른 설교에서는 아시아와 다른 종교들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기독교 사상을 훼손했다고 보았다.

이대위는 이 보고서를 총회 임원회에 보고했고, 임원회는 올해 1월 6일 보고서를 받아들였다. 임원회는 평양노회에 공문을 보내, 이문장 목사가 한국교회와 교단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두바협 임정빈 장로는 기자회견 말미에 "김진홍 원로목사가 이 자리에 함께하려 했으나 이문장 목사와 본인 간의 대결 구도로 비칠 것을 우려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김 목사가 이 목사를 후임자로 선출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홍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이렇게까지 진행되어 매우 안타깝지만 원로목사로서 교회 일에 최대한 간섭하지 않고자 한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 목사는 이 목사와 두바협이 함께 모여서 문제를 해결하자며 중재를 시도했으나, 이 목사 측에서 교회에 오지 못하게 막았다고 했다.

▲ 두바협 교인들은 이문장 목사의 자진 사퇴와 교회 정상화를 요구했다. 기자회견은 시종일관 굳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이문장 목사, "상징적 비유일 뿐…통일교는 단호히 거부" 두 번 걸쳐 소명

이문장 목사는 이대위가 결론을 내리기 전 20쪽 분량의 소명 자료를 제출한 바 있다. 이 목사는 "십자가에 달린 것은 예수님이 아니라 뱀이다"라고 한 설교의 원래 맥락은 "요한복음 3:14(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에 근거해서 배경에 어떤 뜻이 있는 것인지 성도들에게 풀어 준 것이다. 결국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이루신 구원의 승리는 뱀으로 상징되는 사탄의 죽음을 가져온 것임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통일교와 연관되었다는 지적에는 "통일교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지적 사항에 대해서도 "상징적인 비유로 말한 것인데 (교인들이) 의도와 다르게 해석한 것"이라고 했다.

또 "본인은 설교와 강의를 통해 두레교회 교인들의 복음 이해를 돕고 한국교회가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한국과 아시아의 여러 종교들의 영성과 가르침, 종교적 경험과 기적 이야기들을 능가하여 말씀(logos)과 은사(charisma)의 통전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나 20년 동안 외국에서 생활하고 14년 신학교 교수로 영어권에서 머물렀던 영향으로, 한국말 표현에 있어 다소 오해가 있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본인의 설교와 강의는 한국과 아시아의 복음화라는, 온전히 선교적인 관심에 기초한 것이었음을 밝힌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2회에 걸친 이 목사의 소명에도 불구하고 이대위는 최종적으로 '이단성 있음'으로 판단했다.

이대위의 최종 결정이 난 이후 이문장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총회 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교회 내의 갈등을 마무리하기 위해 사과하겠다.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지난 1월 7일 평양노회 조남주 노회장을 만나 이러한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걸로 끝? 이제부터 시작?

이대위의 보고서에 대한 총회 임원회의 지시는 모호하다. 이문장 목사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차원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주 노회장도 "이 목사가 총회의 지시에 따르는 것으로 두레교회 갈등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두바협은 "이단성이 결정되었으니 치리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했다. 평양노회 기소위원회는 조만간 이 목사의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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