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는 '장외(場外) 인물'들이 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최초의 총선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작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판세 전체의 요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나꼼수는 선거결과 전망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했다.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과 사퇴거부, 나꼼수의 대대적 대중집회는 이번 선거에서 정책과 인물의 실종사태를 가져오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나꼼수는 야권 후보를 줄 세우는 듯한 역할까지 했다. KBS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새노조'는 선거일을 열흘여 남겨놓고 선거판 전체를 휘저어버렸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문건 2619건을 폭로해 여권에 폭탄을 던졌으나, 그중 80% 이상이 노무현 정권 때 작성된 문건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반전됐다.
일부 친야(親野) '폴리페서' '폴리테이너'들은 선거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야권으로부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인사다. 그는 노원구의 갑·을·병에 출마한 야권 후보들의 연합후원회장을 맡았다. 송호창(경기 과천·의왕), 이학영(경기 군포) 후보의 후원회장도 따로 맡았고, 통합진보당 심상정 후보(고양 덕양갑)의 '서포터즈'에도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공식멘토, 민주당 부산선대위 공동위원장, 민주당 부산 지역 후보를 지원하는 '달려라 부산' 멘토단, 민주당·통합진보당 연대 멘토단 등 10개 안팎의 선대위·멘토단에 종횡무진 참여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정동영 상임고문의 후원회장을 맡았고,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스포츠 머리로 짧게 자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선거 막판에 새누리당 후보 한 사람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고 야권 지지층에게 곤욕을 치렀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가수 윤도현밴드 등과 함께 투표 독려 콘서트인 '개념 찬 콘서트 바람'을 진행했고, 배우 권해효·김여진씨 등은 민주당 멘토단에 이름을 올렸다. 통합진보당 심상정 후보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꼼수'의 김어준, 주진우씨, 영화배우 권해효씨 등을 '서포터즈'로 위촉했다.
입력 2012.04.11. 03:05업데이트 2012.04.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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