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나라 안팎의 틀이 크게 바뀌는 시점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그 의미가 크다. 각 당이 시대 흐름에 맞는 정책과 후보를 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인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누가 봐도 시대정신은커녕 공직 후보의 기본자격조차 의심케 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새누리당의 문대성 후보(부산 사하갑)와 민주통합당의 김용민 후보(서울 노원갑)다. 동아대 교수인 문 후보는 명백한 논문 표절을 하고도 반성은커녕 뻔뻔하게 상대 당의 정치공세로 돌리고 있다. 시사평론가인 김 후보도 비록 8년 전 인터넷방송에서이긴 하나 입에 담을 수 없는 성적 표현과 노인 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올라 있다.
물론 두 후보의 문제를 똑같은 무게로 바라볼 순 없다. 문제의 성질도 사안의 경중도 다르다. 그러나 둘 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 나설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맡고 있는 문 후보는 학자로서, 스포츠인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표절을 했다. 그가 친목단체라고 폄하한 학술단체협의회의 검증을 끌어대지 않더라도, 글을 읽을 줄 아는 정도의 사람이면 그의 논문이 다른 사람 것을 베낀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심지어 오자까지도 그대로 옮겨 적었다. 더 나쁜 것은 한번 베낀 것을 또 베낀 ‘3단 표절’을 하고서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정치공세’니 ‘불쾌’니 하며 역정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나꼼수의 진행자로 잘 알려진 김 후보는 막말 사실이 드러나자 기민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발언한 내용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가 공직 후보로 나서지 않았으면 모를까, 지역민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이상 과거의 어떤 언행도 엄격한 심판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두 당은 서로 제 눈에 든 들보는 보지 않고 남의 눈에 든 티끌만 탓하고 있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두 당 지도부가 전략공천이란 미명 아래 철저한 사전검증 없이 유권자의 눈을 현혹할 수 있는 화려한 경력자 고르기에만 매달린 탓이 크다. 두 당 지도부는 모두 이런 파동을 일으킨 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당사자들도 가슴에 손을 얹고 ‘과연 나라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를 깊이 성찰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