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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가 지난 10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보낸 공문.
 교과부가 지난 10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보낸 공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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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제목과 내용에 "VIP지시"란 글귀를 앞세운 공문을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보낸 것과 관련, "공문의 표현과 정부의 행동 모두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일부 시도교육청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16일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과부는 지난 10일 "[VIP지시] 교장특별연수계획 관련 교육청 연수담당과장 협의회 개최 안내"란 제목의 공문을 시도교육청에 보냈다. 이 공문은 첫 문장으로 "VIP지시사항(2012. 4. 3)"이라고 영문을 적은 뒤 다음처럼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학교폭력 근절 대책 및 주5일 수업제에 대해 교장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하느냐가 중요함. 각 부처 장관이 교장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교과부는 교장 교육을 잘 시킬 것."

이 공문에 따르면 정부는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5월 4일까지 5개 권역으로 나눠 전국 1만1500여 명의 교장 전체를 특별 연수시킬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과 주5일 관련 교장 연수의 강사들은 교과부 장관과 '유관 부처 장차관'이다. 이 연수에 드는 돈은 특별교부금 예산 2억 원이며 부족할 경우 시도교육청 자체예산에서 분담토록 했다.

세부 일정표를 보면 정부 장차관의 강연과 선정된 학교장의 모범사례 발표만 있다. 시도교육감이나 교육청 차원의 강연은 빠져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육청 중견관리는 "대통령 한 마디로 정부가 전국 교장들을 한 곳에 모아 특별 연수를 시키는 것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던 시대착오적인 일"이라면서 "더구나 개인 편지도 아닌 정부 공문에 'VIP지시'라고 적은 것은 아무리 영어를 좋아하는 정부더라도 해괴한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교육청 "은행카드명?"... 교과부 "행정 수반이신데..."

또 다른 교육청의 중견관리도 "처음 이 공문을 보고 은행에서 VIP카드를 만드는 것인 줄 알았다"면서 "20년 가까이 교과부 공문을 봐왔지만 'VIP지시'란 표현이 나온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반면, 이 공문을 결재한 교과부 교원정책과의 중견관리는 'VIP가 귀빈이란 뜻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뒤 "행정부 수반을 모신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대통령을 VIP로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교과부 10년 근무 기간 중 VIP란 표현이 있는 공문을 이번 말고도 본 적이 있다"면서 "주5일제와 학교폭력 문제는 사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장관이 나서 교장연수를 시킬 수도 있다. 이전에도 있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VIP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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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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