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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비장애인이 함께 해야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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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의 날'' 비장애인이 함께 해야 빛난다

    [변상욱의 기자수첩] 장애이웃이 있는 땀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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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정부와 서울시 등 각 기관에서는 장애를 극복한 이웃과 장애극복을 힘껏 도운 사람들을 표창한다. 또 장애인 지원 사업이나 정책을 한 번 더 살피는 계기로 삼는다. 표창을 받는 사람들 중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어 소개한다.

    ◇장애는 차이일 뿐 차별이 되어선 안 된다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에 근무하는 김종배 박사. 지체장애 1급의 장애인이다.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학생이던 1985년 사고로 목을 다쳐 전신마비의 장애를 입은 뒤 컴퓨터와 전동휠체어를 익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그러다 장애인 재활보조공학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41살의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났다.

    피츠버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뛰어난 실력으로 교수직까지 얻었으나 교수직을 내놓고 고국의 장애우들을 돕겠다며 한국으로 돌아온 사람이다. 그는 국립재활원 연구소에서 장애인 식사보조로봇, 욕창 방지용 휠체어, 장애인 그림 도우미, 휴대용 경사로, 휠체어 운동 게임 등을 개발했다.

    특허가 16건, 시제품 14건, 상용화 2건의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장애인들이 사용할 재활보조기구들은 장애인에게 편리하도록 정교하게 움직여야 하지만 부품은 단순하고 설계와 디자인은 간편해야 한다. 그래야 가격이 낮아지고 장애인들의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다. 아이디어를 상용화 시키는 과정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장애극복 지원 분야에서 표창을 받는 사람 중 ▲''말하는 버스''를 만든 동아운수 대표 임진욱 씨. 버스를 타면 정류장을 안내하는 방송이 나온다. 하지만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각장애인에게 버스가 왔다고 알려주는 시스템은 극히 일부 정류장에만 설치돼 있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청소차 음악방송 나오듯 버스가 방송으로 알리며 다니면 된다. 임 대표가 운영하는 버스 38대 모두는 "동아운수 151번 버스가 도착했습니다"라고 방송한다. 1 대당 200만 원씩 총 8천만 원 가까운 예산이 들었다.

    임 대표가 중학생이던 시절 여의도 중학교에는 시력이 나쁜 학생들로 편성된 약시반이 있었는데 "몇 번 버스 오면 이야기 좀 해 줘"라고 부탁하던 친구들을 떠올리며 만든 시스템이라고 한다. 임 씨의 동아운수 버스는 준저상버스이다. 정부 보조로 저상버스를 도입할 때 따로 5억 원 이상을 더 들여 준저상버스로 바꾸었다 한다. 시각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버스에 오르고 내리는 계단을 하나로 줄여버린 버스이다. 현재 서울에서 운행 중인 준저상버스 53대 가운데 거의 대부분인 51대가 임 대표의 동아운수 버스다. 너무 고마워 국립재활원에서 감사패까지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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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에게 눈과 귀가 되어

    그런데 청각장애인들은 버스에 탄 뒤 교통카드를 찍으면서 소리를 못 들어 제대로 요금처리가 됐는지 안됐는지 확인을 못할 때가 있다. 요금 처리신호가 눈에 잘 보이도록 개선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요구가 19일 청와대에 직접 전달됐다. 이날 청와대에 들어가 청각장애인 복지 문제와 자립사업을 논의한 사람들은 ▲''아지오'' 구두를 만드는 ''구두 만드는 풍경'' 직원들.

    청각장애인 구두 공방 ''구두 만드는 풍경''의 대표 유석영 씨는 시각 장애인이다. 자신은 앞을 못 보면서 듣고 말하지 못하는 장애우들의 자립을 위해 구두 공장을 차렸다. 구두 공장에서 일하던 청각장애인들이 구두 공장들이 인건비 싼 중국으로 떠나면서 실업자가 되었다는 소식에 의기투합해 장애우들만의 구두 공방을 설립한 것이다.

    청각장애인들이 40년 간 구두를 만들어 온 장인에게 수화통역을 통해 혹독한 수업을 받아 기술력을 높힌 뒤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작업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디자인이나 마케팅 등 다른 여러 분야에서는 의사소통을 도와 줄 수화통역사가 필요해 회사에 통역사가 대기하고 있다. 듣고 말할 수 있는 유석영 대표가 전국 곳곳을 다니며 판로를 개척한다. 그러나 유 대표는 앞을 보지 못하니 유 대표에게는 눈과 손발이 되어 줄 도우미 친구가 늘 함께 한다.  

    2010년 1월부터 구두를 만들어 이제는 대통령도 신고 국회의원도 이 구두를 신는다. 2010년 12월에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뒤 국회, 경기도 의회, 서울역 광장... 어디든 가서 맞춤 구두를 제작하며 홍보활동을 편 끝에 지난 해 3월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수제 구두를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청각장애인 직원들을 위해 "모두 함께 보람과 성취를 느끼며 열심히 일해 목표하는 바를 이루시기 바란다"고 직접 편지를 써 격려하기도 했다. 이들의 구두는 신어보면 정말 명품이다. 좋은 국산 가죽만을 쓰는데다 청각장애인들이 보통 사람보다 눈썰미가 뛰어나고 집중력이 높은 때문이다. 뛰어난 품질 덕분에 ''구두 만드는 풍경''의 ''아지오'' 구두는 일류 인터넷 쇼핑몰에도 진출했다.

    이 밖에 관심을 가져 줄 장애 이웃들의 제품이 많다. 다운증후군 장애인들이 만드는 복분자·오미자 원액도 있다. ▲무농약 문경 오미자와 고창 복분자로만 만드는 제품(해다미)이다.

    제주에는 ▲제주도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이 설립돼 있다. 여러 개의 장애인 시설들이연합해 화장용 종이류, 장갑, 종이컵, 상패, 빵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BestNocut_R]발달장애인들이 작업공정을 맡아 제작하는 ▲''동천모자''도 있다. 개인의 작업 속도는 비장애인에 비해 3배나 느리지만 정성을 다해 만들어 불량률 제로를 자랑하는 기업이다. 불량품은 바로 빼내 처리해 버린다. 대통령이 방문한 적이 있는데 불량품이라며 모자 하나를 빼 버리자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아무리 살펴도 잘못된 부분을 찾지 못했다는 일화도 있다. 모자 귀퉁이에 일반인도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미세한 색깔 번짐이 있었다고 한다.

    이밖에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한 ▲한국장애인문화협회는 나눔 연극제, 장애청소년예술제, 뮤지컬 ''틱'' 등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들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간단히라도 검색하면 장애이웃들이 땀 흘리며 일하고 있는 현장들을 찾을 수 있다.

    장애인의 날은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나는 날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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