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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육선진국 부끄러운 이면/손호준기자

손호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23 18:09

수정 2012.05.23 18:09

[기자수첩] 교육선진국 부끄러운 이면/손호준기자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교육장관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APEC회원국들은 실천적이고 지속 가능한 교육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교육협력 프로젝트는 스마트교육의 확산, 교사 교류를 확산시킬 수 있는 토대 마련,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사회적·감성적 능력 배양을 위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APEC 회원국들의 교육협력 수요와 분야를 진단해 상호협력을 촉진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 미국 대표로 참석한 안토니 밀러 미국 교육부 차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왜 한국 교육을 롤모델로 언급했는지 알겠다"며 "한국 정부와 학교,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국제학업 성취도와 고등교육진학률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성과들을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교육선진국'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전인교육' 관점에선 '한국은 교육선진국'이라는 말에는 공감이 가지 않는다.


며칠 전 일선 중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중력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덩치가 큰 학생과 작은 학생을 불러낸 여선생님은 덩치 큰 학생의 성화에 못이겨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교사들은 입을 모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같은 학교 친구를 마치 종 부리듯 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함께 폭력을 행사하는 등 학교폭력은 그 수준이 이미 심각 단계를 넘어섰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이 인성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동료와 환경을 존중하도록 하는 인격 형성도 지식 습득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한 안토니 밀러 차관의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세계에서 존경받는 한국·한국인이 되기 위한 필요 충분조건은 바로 '상호존중'이다.

art_daw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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