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천지TV=임태경 기자·이지영 기자] 지난 13일 전남대 후문 앞.

건장한 체격의 괴한들이 검은색 차량에 여성 한 명을 강제로 태우고 있습니다.

납치위기에 처한 여성은 도와달라며 비명을 지릅니다.

[녹취: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누가 봐도 여성을 납치해가는 아주 위급한 상황.

여성을 돕기 위해 시민들이 차량을 둘러싸고 가해자와 몸싸움을 벌입니다.

바로 언론과 온라인 사이트에 대서특필 된 전남대 여대생 납치 사건 영상입니다.

그런데 사건 직후 언론의 보도된 내용은 당시 상황과 상반된 내용이었습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부모가 특정종교에 빠진 딸을 종교로부터 떼어놓으려고 강제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그 종교단체가 신천지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언론들은 신천지에 빠진 딸을 부모가 구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는 내용으로 대대적인 보도를 했습니다.

기독교 언론은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약속이라도 한 듯 신천지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를 내기 시작했고 사건은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언론에 보도된 대로 사건은 단순 종교문제로 불거진 해프닝이었을까요?

[녹취: 최소연 ㅣ 전남대 물리학과 4학년]
무슨 이유에서든지 정당화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라해도... 그리고 무섭고 듣던 게 여기에서 정말 일어났는지도 믿어지지 않아요. 사실..

[녹취: 김수지 ㅣ 전남대 수학과 4학년]
(친구가) 거기 있었는데 아빠같지 않았다고... 그런데 경찰이 와서도 그냥 가족이라고 하니까 보내줬잖아요. 아무렇지도 않게... 진짜 납치당한 거면 어떡해요. 경찰이 무책임하게 보내버리면 만약에 진짜 납치면 큰일 난 거잖아요.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신천지 예수교가 주관하고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가 주최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날 사건 피해자는 납치과정에서 맞은 상처로 거동이 불편함에도 휠체어를 타고 기자회견장에 직접 나왔습니다.

기자회견 내내 피해자는 당시의 기억이 사무치는지 몸을 떨었습니다.

논란1: 피해자는 납치가 아니라고 인정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납치가 아니라고 인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언론들은 경찰의 말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진술은 달랐습니다.

[녹취: 임OO 피해자ㅣ 전남대 납치 피해자]
아저씨는 운전 중에 갑자기 경찰이다. 이렇게 말하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납치라고 납치라고 그렇게 소리를 질렀지만 전화는 그렇게 끊겼습니다. 저에게 와서 경찰이라며 전화를 받아보라며 수화기를 건냈습니다. 거기서 나가고 싶으신 건가요? 네! 제 대답을 들은 경찰은 알겠다. 알겠으니 다시 연락을 주겠다.

피해자는 납치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어떠한 조사도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습니다.

피해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경찰은 피해자에 대한 신병확보, 가해자에 대한 조사 등 수사의 기본조차 무시한 행위를 벌인 것입니다.

이 사건을 맡은 광주 북부경찰서 사건 담당 경찰은 피해자에게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며 피해자가 직접 와서 진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담당 형사ㅣ광주북부경찰서 강력 2팀]
저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요. 피해자가 와야지 피해자 조사를 받고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잖아요. 피해자가 없으니까...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엉뚱한 전화로 전화를 해가지고 저한테 협박만 하고...

[녹취: 기자]
피해자가 납치되었다고 도와달라고 전화를 드렸는데...

[녹취: 담당 형사ㅣ광주북부경찰서 강력 2팀]
제가 신고를 받은 게 아니에요.

[녹취: 기자]
그 일에 대해서 하신 일이 무엇인지 말씀 좀 해주시라는 거에요?

[녹취: 담당 형사ㅣ광주북부경찰서 강력 2팀]
제가 드릴 말씀이 없어요

피해자를 강제로 차에 태워 보낸 괴한 한 명을 시민들이 잡아 경찰에 넘겼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없이 훈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논란2: 피해자를 데려가는 과정에서 폭행, 감금 등 범죄 혐의는 없었다?

경찰은 피해자 폭행, 감금 등 범죄 혐의점이 없어 수사를 마무한다는 방침입니다.

[녹취: 담당 형사ㅣ광주북부경찰서 강력 2팀]
차 안에 엄마하고 새아빠하고 두 사람이 있었고요. 그 다음에 엄마가 데리고 간 것을 확인됐고, 당사자로부터 엄마라는 것을 확인했고.

[녹취: 기자]
그럼 당사자는 입장이 어떤 입장으로 있는지...

[녹취: 담당 형사ㅣ광주북부경찰서 강력 2팀]
당사자는 모르겠습니다. 저희들은 엄마라는 거. 범죄 혐의가 없으니까. 일단은...

[녹취: 기자]
엄마였던가요? 건장한 남자 2~3명이라고 제가 알고 있었는데...

[녹취: 담당 형사ㅣ광주북부경찰서 강력 2팀]
엄마였습니다. 당사자로부터 엄마라는 것을 확인했고...

그러나 피해자의 주장은 다릅니다.

[녹취: 임OO 피해자ㅣ 전남대 납치 피해자]
아무 영문도 모른 채 괴한들에게 팔과 머리와 어깨를 잡혀서 맞고 또 머리채까지 잡혀서 끌려갔습니다. 등을 밀면서 구타를 당했고, 차 안으로 정말 구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할 왼손으로 제 오른뺨을 때렸습니다. 저는 납치와 감금과 폭행 상황 중에서도 단 한 번도 대한민국 경찰에게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피해자에 따르면 운전자는 급하게 현장을 빠져 나가려다 다른 차량과 부딪쳤고 그대로 도주했다고 합니다.

또한 차문에 피해자의 다리가 낀 상태에서 운전자는 차량을 출발시켰고 1㎞ 이상을 질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는 다리를 심하게 다쳐서 거동이 불편한 상태라고 합니다.

피해자의 증언이 사실라면 운전자는 개문 발차, 뺑소니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이것은 형사입건까지 될 수 있는 사항입니다.

감금당한 장소에서 탈출한 피해자는 정신적·육체적 충격을 받고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에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의 아버지는 6살 때 사망했으며 경찰이 지목한 사람은 새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와 가까운 지인 사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경찰은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거짓 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입니다.

그리고 설사 가족의 의한 납치, 감금, 폭행이라 할지라도 경찰은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거 피해자의 신병을 확보할 의무가 있습니다.

논란3. 피해자는 종교에 심취해서 가출, 휴학했다?

언론들은 피해자가 종교문제로 학업을 포기하고, 휴학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광주북부경찰서는 트위터에 14일 피해자가 다시 가출을 했고, 피해자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엄중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는 당시 상황이 가출이 아닌 괴한에 의한 납치, 감금당한 상황에서 탈출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는 이미 6년 전부터 학교 기숙사 등에서 부모와 따로 살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부터 납치 시도를 두 차례 겪으면서 불안함 때문에 불가피하게 학교에 출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피해자는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한 언론의 행태에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임OO 피해자ㅣ 전남대 납치 피해자]
(연예인들이) 댓들들을 보고 자살을 한다는 말이 그때 너무나도 절실하게 와 닿고 이해가 되더라고요.

납치 사건에 대한 진실보다는 가정 내 종교문제로 축소시켜 중대범죄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변질시킨 경찰과 언론에 대한 피해자의 억울한 심정이 느껴집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경찰 수사. 사실을 왜곡하여 한 단체와 사람을 반국적인 행위자로 몰아가는 언론.

오히려 사실을 왜곡하여 허위 사실을 만들고 잘못된 사실을 알리는 것이 반국가적인 행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20일 기자회견장에는 납치 당시 사건을 보도한 연합뉴스 등에서 취재를 왔고 피해자의 진술을 확인하고 재보도하였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들은 취재도 보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사건을 왜곡시키고 자극적인 문구로 특정종교단체를 가해자로 몰아부쳐 사건을 확대시켰던 기독교 언론사는 단 한 곳도 기자회견장을 찾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와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단지 신천지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종교의 자유와 인권은 보장 받을 수 없는 걸까요?

피해자의 절규 어린 호소의 목소리가 편파․왜곡으로 얼룩진 언론의 행태에 경종을 울립니다.

이제라도 언론이 사실에 기초한 공정한 보도를 하길 바라며 경찰은 편파․편견 없이 재수사를 진행해 피해자의 절규어린 호소에 답을 하길 기대해 봅니다.

[촬영·편집=임태경, 이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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