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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택리지

강원특별자치도 영월

역사 향취 속 자연의 파노라마

강원남부 내륙의 관문인 영월은 1970년대까지 곳곳에 산재한 탄광이 호황을 누리며 번성했던 사실상 탄전도시였다. 하지만 1970년 12만3000여 명에 달하던 인구는 석탄산업합리화 조치 이후 급격히 줄기 시작해 2000년대 들어서는 겨우 4만 명 선에 턱걸이하고 있다. 새로운 잠재가치 창조에 부심하던 영월은 최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 유치와 ‘박물관 고을’ 조성을 통한 관광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종의 애사가 서린 ‘장릉(조선왕릉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관광객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청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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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월 봉래산 정상에 위치한 별마로천문대. <영월군 제공>
2 두 갈래로 갈라진 선돌 사이로 보이는 서강의 유장한 물줄기. <영월군 제공>
3 국내 최초의 공립사진박물관인 동강 사진박물관 전경. <영월군 제공>
4 김삿갓의 시대정신과 예술혼을 추모하는 난고 김삿갓문화큰잔치 공연 장면. <영월군 제공>
5 한반도 지형을 꼭 빼닮은 영월군 서면 옹정리의 선암마을. <영월군 제공>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대표적인 관광 아이콘 ‘장릉’

영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비운의 왕 단종의 애사가 서려있는 장릉(莊陵)이다. 지난 6월 27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장릉은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청령포에 유배됐던 단종(조선 제6대)이 17세 되던 해(1457년) 사약을 받고 묻힌 곳이다. 대부분의 조선왕릉군이 서울, 경기 일원 평지에 있는데 반해, 거리가 먼 강원 영월의 언덕배기 위에 외롭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무신상이나 석호 등이 없는 점은 조선왕실의 법도에 따라 모셔진 다른 왕릉들과는 달리 유배라는 특수상황에서 조성됐음을 쉽게 짐작케 한다. 특히 능 주위를 둘러싼 울창한 소나무들이 마치 봉분 속에 잠들어 있는 단종에게 절을 하듯 틀어져 있어 신비함을 더해준다.

또한 정려각은 삶의 도리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정려각은 ‘삼족을 멸한다’는 어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내걸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릉에 몰래 모신 영월 호장 엄흥도의 혼을 기리는 곳이다. 영월이 ‘충절의 고장’으로 불리게 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참배를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속설로 인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장릉은 요즘 더욱 북적거린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종전보다 15~20%가량 많은 관광객들이 장릉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장릉 경내엔 단종 관련 유품을 비롯, 사육신과 생육신의 위패 등 각종 사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단종역사관도 자리 잡고 있다.

“청령포의 물 안개는 단종의 눈물”

또 다른 단종 관련 사적지인 청령포와 관풍헌도 장릉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 이내에 위치해 있어 함께 둘러보기 편하다. 영월군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청령포는 단종의 유배지로 동, 남, 북 3면이 강물로 둘러싸여 있어 언뜻 섬처럼 보인다. 강물은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곱다. 사실상 고립된 채 애끓는 삶을 이어가다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단종의 한이 서려있는 이곳은 이른 아침마다 물안개로 뒤덮인다. 일부 주민들은 “단종의 한숨 섞인 눈물이 물안개로 피어오르는 것”이라며 반복되는 자연현상조차 경외시하고 있다.

자갈밭을 지나 울창한 송림 속으로 들어가면 중앙에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노송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종의 유배생활과 관련된 수많은 일화가 녹아 있어 유명세를 타고 있는 ‘관음송’이다. 높이 30m, 수령이 600년에 달하는 관음송은 청령포를 포옹하듯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유배생활을 하던 단종이 갈라진 이 소나무에 걸터앉아 시름을 달랬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영월읍 중앙로에서 동강1교 방향으로 약 700m 지점에 위치해 있는 관풍헌은 영월 관아 건물로 단종이 승하한 곳이다. 청령포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단종은 홍수가 발생하자 이곳으로 옮겨와 머물던 중 세조의 명에 의해 사약을 받고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관풍헌 동쪽에는 작은 누각이 서 있다. 이 누각은 어린 단종이 피를 토하며 운다는 소쩍새(자규)의 한을 담은 시를 읊었다고 하여 ‘자규루’라고 불린다.

‘해학과 풍자’ 음미하며 자연경관도 덤으로 즐겨

단종과 함께 영월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는 것은 방랑시인 ‘김삿갓’의 유적지다. 영월읍에서 27㎞가량 떨어져 있어 하동면 와석리는 난고 김삿갓 선생의 문학세계와 시대정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읍내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여서 방문객이 많은 편이다. 이곳에는 김삿갓의 묘와 생가를 비롯해 시비와 문학관, 문학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문학관 내에는 김삿갓의 친필과 장원급제 시 등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돼 난고 선생의 해학과 풍류를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다. 조상을 욕되게 하는 글로 장원급제를 했다는 자책감에 22세부터 전국 방방곳곳을 떠돌아다니며 시대상을 반영한 수많은 시들을 남기고 57세(1863년)에 세상을 등진 김삿갓은 당초 전라도 화순에 묻혔었다. 이후 차남 익균에 의하여 유년시절을 보낸 영월군 하동면 노루목 계곡으로 이장되면서 이곳에 유적지가 조성된 것이다.

선생의 묘소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일명 ‘김삿갓 계곡’은 풍부한 수량과 함께 기암괴석이 산재해 있어 탄성을 자아낸다. 가을철 계곡 주변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단풍도 일품이다. 김삿갓 선생이 생전에 이곳을 ‘무릉계’로 부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의 비경이다. 김삿갓 계곡 중간엔 ‘조선민화박물관’과 ‘묵산미술 박물관’ 등 2개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어 자녀들과 함께 나들이하기에 더없이 좋다.

볼것, 배울것 많아 즐거운 박물관 투어

영월군 지역에는 현재 16개 박물관과 미술•전시관이 운영되고 있어 국내 유일의 ‘박물관고을 특구’로 지정됐다. 동강사진박물관(하송리), 곤충박물관(문곡리), 화석박물관(판운리), 호야지리박물관(무릉3리), 아프리카미술박물관(진별리), 국제현대미술관(삼옥리), 호안다구박물관(내리), 별마로천문대(봉래산)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영월군청 바로 옆에 있는 동강사진박물관은 국내 최초 공립사진박물관으로 주로 진솔한 삶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사진물을 전시하고 있다. 상설전시장에 전시된 300여 점의 클래식카메라도 볼만하다. 해발 800m의 영월 봉래산 정상에 위치한 별마로천문대로는 국내 최고의 관측여건을 갖춘 곳으로 유명하다. 천문대 옆 천문과학교육관에서는 별자리 여행과 천문 강의 등을 위한 영상강의실, 전시실, 취미교실 등이 마련돼 있다. 영화 <라디오스타>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 정상에 서면 소박한 영월읍내의 야경을 볼 수도 있다.

중앙고속도로(제천 방향) 신림나들목에서 주천과 연당삼거리 지나 왼편에 위치한 영월곤충박물관은 학생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02년 5월 문을 연 이곳엔 날개에 화려한 태극무늬가 그려진 태극나방을 비롯, 한라산에서 설악산까지 날아간다는 왕나비, 쇠똥구리, 장수하늘소, 풍뎅이 등 1만여 종 3만여 점의 곤충 표본이 전시돼 있다. 이들 곤충 표본은 모두 이대암 관장이 30년 동안 발품을 팔아 수집한 것들이다. 이 관장은 한국인 최초로 새로운 혜성을 발견한 아마추어 천문가이기도 하다. 국제천문연맹은 그가 발견한 혜성을 ‘이-스완(Yi-Swan)’으로 명명했다.

동강과 서강이 빚어놓은 비경에 탄성이 절로

백두대간에서 뿜어져 나온 물줄기는 산골짜기를 돌고 돌아 60㎞ 넘는 장강을 이룬다. 원시림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힘찬 물줄기가 절묘한 조화를 이뤄 한반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동강’이다. 한때 댐 건설 논란으로 전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로 그 강이다. 동강 유역을 향하는 일부 구간은 아직까지 비포장길로 접근이 쉽지 않다. 그만큼 사람들의 손때도 덜 타 자연미가 돋보이는 곳이다. 동강협곡이 빚어놓은 절경 중 가장 이름난 곳은 ‘어라연’이다. 동강 상류인 영월읍 거운리에 위치한 어라연은 일명 삼선암(三仙岩)으로도 불린다. ‘고기가 비단결 같이 떠오르는 연못’이란 이름(어라연)이 말해주듯 풍광이 워낙 수려하다 보니 그 옛날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푸른 물 속에 살포시 떠 있는 듯한 작은 바위섬과 단애, 그리고 그 위에 어렵사리 뿌리를 내린 노송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영월 시가지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인 서면 옹정리 서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선암마을’은 마치 한반도 지도를 강물 속에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바다를 대신해 삼면을 감싼 강물, 동고서저의 지세, 호미곶을 연상케 하듯 툭 삐져나온 꼬리까지 한반도의 지형을 그대로 닮았다. 송림으로 우거진 오솔길을 따라 약 600m 가량 올라가면 선암마을의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여름이면 전망대 부근에 핀 무궁화 꽃이 발 아래로 펼쳐진 한반도지형과 조화를 이뤄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서강변에 자리한 또하나의 명소는 ‘선돌’이다. 영월의 관문격인 소나기재 부근에서 볼 수 있는 선돌은 70m 높이의 큰 바위로 일명 신선암으로도 불린다. 두 갈래로 우뚝 솟아있는 선돌 사이로 보이는 서강의 푸른 물줄기는 청량감을 더한다.

비운의 왕 단종의 애사가 서려있는 영월 장릉. <영월군 제공>

전통과 자연만으론 한계 절감, 새로운 도약 준비

탄광 몰락 후 마땅한 대체산업을 찾지 못했던 영월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형 청정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자연환경에 의존한 단순한 관광만으론 자립경제기반 조성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월군은 태양광소재산업클러스터 구축 작업을 가속화 하는 한편 청정소재기술지원센터를 조성키로 하는 등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내·외자 합작법인 형태로 만들어진 회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10월까지 팔괴농공단지에 차세대 건물일체형 태양전지(BIPV) 생산을 위한 모듈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같이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질 경우 태양광소재산업클러스터의 조기 정착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 목표를 세운 영월군은 현재 16개인 박물관을 오는 2012년까지 23개로 늘리고 ‘원스톱 박물관 투어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광해관리공단, 영월군, 강원랜드 등이 출자한 지역폐광 대체사업체인 ‘동강시스타’를 통해 리조트 건립을 추진하는 등 각종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것도 체류형 관광지로 변신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역정보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을 빠져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읍내로 진입하면 된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이용 강릉방면으로 오다가 중앙고속도로 갈아 타는 방법을 택하면 된다. 중앙고속도로 신림나들목에서 빠져 주천면을 통해 영월읍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

단종문화제
비운의 왕 단종의 고혼을 달래기 위해 마련된 문화관광부 지정 지역 전통 축제로 매년 4월에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단종 국장을 비롯, 궁중 제례의식과 칡줄다리기, 단종의 비인 정순왕후 선발대회, 광대의 줄타기, 별산대놀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왕릉에 제향을 올리는 행사로 1967년부터 시작됐으며 일반 축제와 달리 역사와 전통문화를 철저한 고증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있는 축제다.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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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 중 강원도 영월 부분

대동여지도 중 강원도 영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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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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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발행일 : 2009. 09. 21.

출처

제공처 정보

  • 최승현 경향신문 전국부 기자

    경향신문 전국사회부 소속 강원특별자치도 주재기자로 자연 생태·환경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동안 동·식물학자 등 전문가 그룹과 함께 여러 차례 비무장지대의 하천을 탐사하는 등 DMZ의 가치를 재발견하는데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 제공 경향신문

  • 자료협조 영월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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