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희망직업, 초등학교 교사가 1위

중·고교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교사, 의사, 공무원 순으로 조사됐다. 성인에 이어 학생들도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15일 중 1~고 2 학생 6291명을 대상으로 희망직업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교사(8.8%), 의사(4.5%), 공무원(4.1%) 순으로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4위도 중·고교 교사(4.0%)여서 교사를 희망한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12.8%를 차지했다. 이 밖에 요리사와 간호사, 경찰, 운동선수, 연예인, 회사원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성별로 보면 여학생의 경우 간호사(2위), 연예인(6위), 비행기 승무원(8위), 디자이너(9위), 연기자(10위)가 우선 순위에 들었다. 남학생은 운동선수(2위), 직업군인(9위), 건축가(10위)가 높게 나왔다.

직업능력개발원은 2001년도 ‘고등학생 진로선택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간호사, 경찰, 직업군인 등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고교생의 선호가 큰 폭으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반면 사업가나 경영인 등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직업의 선호도는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연예인과 비행기 승무원, 사회복지사, 회계사 등은 새롭게 20위권에 진입했다. 10년 전인 2001년 조사에서는 중·고교 교사가 1위, 초등교 교사가 5위였지만 2012년 조사에서는 초등교 교사가 1위, 중·고교 교사가 2위로 선호도가 바뀌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학자나 운동선수 등의 순위는 떨어지고 간호사, 엔지니어 등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학생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의 경우 중 1년생 사이에서는 9위였으나 고등학교 2학년생들에게는 55위로 밀려났다. 반면 중학교 1학년생들에게 37위인 간호사는 고교 2학년생들 사이에서는 1위로 훌쩍 뛰었다.

또 중학교 1학년은 희망직업 종류가 134개, 고등학교 2학년은 212개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호하는 직업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언 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4월 청소년들의 직업가치 조사에서도 능력 발휘, 보수, 안정성 순으로 대답했다”며 “사회적인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강하게 추구하는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가 청소년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특정 가치에 쏠리는 현상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안 없이 무작정 다른 것을 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무조건 의식의 변화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회보장제도나 직업교육이 잘되어 있는 유럽국가들처럼 한국도 복지와 고용, 교육문제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