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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연례행사화 된 수능자살 왜?…무한경쟁 폐해

등록 2012.11.11 07:04:14수정 2016.12.28 01: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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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2013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전후로 수험생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과도한 성적 스트레스에 눌린 수험생들이 탈출구로 자살을 택하는 일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능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삼수생 A(2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주머니에서는 삶을 비관하는 듯 한 내용이 담긴 메모지가 발견됐다. 경찰은 상위권인 A씨가 최근 성적부진으로 고민했다는 유족 진술과 이 아파트 18층에서 A씨 가방과 휴대폰이 발견된 점 등을 토대로 자살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수능 당일인 8일에는 재수생 B(18)군이 충남 당진시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지난해 입학한 대학이 적성에 맞지 않아 재수를 선택했던 B군은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증상을 보였고 이날 수능에도 응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모 지방대 휴학생 C(21·여)씨는 수능 다음날인 9일 전남 목포시 한 상가건물 4층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옥상에는 C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과 휴대폰, 수능 수험표 등이 발견됐다. 휴대폰에는 '미안하다'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경찰은 휴학을 하고 수능을 본 C씨가 성적을 비관해 자살한 것을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경쟁으로 내몰린 수험생들이 현실을 비관해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청소년(15~24세)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자살은 2009년부터 사고나 질병을 제치고 청소년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도별 청소년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을 보면 더 심각하다. 청소년 자살률은 2000년 6.3명에서 2010년 8.3명으로 늘었다. 특히 중고교에 다닐 나이인 15~19세 2010년 자살률은 10.1명에 달한다.

 지난해 '단 한번이라도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다'는 15~19세 청소년(15~19세)이 10.1%에 이른다. 자살을 생각한 학생들 중 절반이 넘는 53.4%가 '학업성적과 진학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수험생 자살을 실패한 몇몇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자살의 원인은 무한경쟁과 서열, 획일화를 강요하는 사회구조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례행사화된 자살을 막기 위해서라도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구조를 멈춰야한다고 지적한다.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학생들은 부모와 학교, 사회를 통해 좋은 대학에 못 가면 무한경쟁에서 도태되면 비정규직이란 나락에 빠져 다시 회복될 수 없다고 학습 받는다"면서 "무한경쟁 속에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고 부모와 자신이 욕구를 채우지 못했다고 생각될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도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드는 무한경쟁 교육 등 사회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연례행사가 된 자살을 막을 수 없다"면서 " 다양한 인재 양성 수단 육성과 경쟁에서 일시 탈락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도록 사회구조 개선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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