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부터 운영하는 서울지역 11개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 시범학교에서는 수행평가가 모든 과목에서 50% 이상 반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2014학년도부터 진로탐색 집중학년제를 전체 중학교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의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 운영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했다고 3일 밝혔다. 시교육청 계획에 따르면 ‘진로와 직업’ 같은 전문 진로탐색 과목뿐만 아니라 국어, 수학, 과학 등 일반 교과 시간에도 교과 내용과 연계한 진로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고, 진로탐색과 관련된 수행평가를 실시, 이를 학기말 성적에 10~15% 수준으로 반영키로 했다. 예컨대 토론, 독후감 등 일반 수행평가 35%와 진로탐색 관련 수행평가 15%를 합쳐 총 수행평가 비율이 50%가 되게 한다는 방침이는 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중간고사 없이 기말고사만 치르기 때문에 기말고사의 출제범위가 늘어 시험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에 따라 각 교과의 단원을 수행평가 단원과 지필평가 단원으로 구분, 기말고사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 지필평가도 기존의 선다형 객관식 문항의 출제를 지양하고 서술·논술형 평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사전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한 수행평가 확대에 따른 부작용과, 모든 과목을 대상으로 한 진로 관련 수업과 수행평가가 얼마나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2011년 초 사교육을 줄이고 과정 중심의 질적 평가를 내실화하겠다는 취지로 수행평가 배점 비율을 30% 이상이 되도록 의무화했다가 같은 해 2학기부터 다시 폐지한 바 있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수행평가의 기본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내신의 석차·백분위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현재 중학교 상황에서는 수행평가가 또 다른 지필고사로 변질될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