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교육공약 중 하나인 '자유학기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입시에만 매달려온 아이들에게 진로와 적성을 알아보고 진로교육을 제대로 하자는 취지는 좋지만 학력저하, 또 다른 사교육시장 팽창 등 우려되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는 것.
특히 자유학기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시험을 치르느냐'가 논란의 핵심이 되면서 현 입시 경쟁 체제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사고 있다.
우선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1학년 한 학기에 한해 학교에서 실시하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의 필기시험을 없애거나 축소하고, 대신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해 적성과 소질을 찾도록 하자는 취지로 도입하려는 정책이다. 시험대신 토론, 실습,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학기로 올해 일부 중학교 1학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4학년도부터 본격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유학기제는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올해 3월 11개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기로 한 '중1 진로 탐색 집중 학년제'와도 뜻을 같이 해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학교는 중1 때 중간고사(지필평가)를 치르지 않고, 대신 수행평가와 기말고사(지필평가) 점수를 합산해 학기말 성적을 산출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진로와 직업' 과목과 집중 직업체험 프로그램 등 진로탐색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목적과 취지는 동감하지만 시험을 보지 않으면 입시 준비를 위해 사교육업체로 몰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입시 경쟁 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교조 하병수 대변인은 "내신제도가 있는 상황에서 자유학기제 적용은 어렵다고 본다"면서 "중 2~3학년은 내신으로 고교 진학해야 하는데 진학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 운영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 대변인은 "고등학교 진학체제를 고교선택제가 아니라 전면 평준화해 중학교 입시 부담이 줄면 중학교에서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교 진학 문제, 고교 서열화 문제 해결 없이 자유학기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사교육비 증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진로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중등단계에서 전체적으로 일반화 돼야지 제한적으로 일정 시기에 운영하겠다는 것은 어렵다"며 "임시 처방수준의 제도다. 불안 심리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동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한 토론회에서 "중학교 1학년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유학기제는 무시험, 직업탐색 기간을 갖겠다는 취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그 시기와 대상 참여자 강제여부가 우려스럽고 교사 인프라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정 정책본부장은 "6학년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는 느슨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하고 진로를 정해 놓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참여를 원하는 학생에게 해야지 가제로 보여주기식은 민감한 시기에 학생, 부모 모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취지는 공감하나 입시 경쟁이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사교육을 막을 대책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면서 "학부모들은 쉬는 기간을 못 참아 한다. 그 시기를 이용해 사교육을 더 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구교종 인천 영종중 교사는 "중1은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가 아니다"며 "보통 중3에서 고1 사이에 고민하는 만큼 중학교 말이나 고교 시기가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또 "교사들의 수업시수를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 토론, 실험, 실습, 체험활동을 적용할 경우, 형식적인 교수-학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진로체험 관련 지역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단위학교의 부담만 가중된다"고 말했다.
최상덕 한국교육개발원 미래교육연구실장은 "자유학기제가 실현가능성에 많은 우려가 있지만 '행복' 교육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긴 호흡을 갖고 여러 과제를 해결하며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진로직업 체험시설 확보 △국영수 주지교과 수업시수 감축 및 창의적 체험활동 확대(교육과정 개편) △학교별 진로교사 배치 △일반교사 연수 및 행정업무 경감 등 실질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