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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이나 인강도 건강에 해롭기는 마찬가지

이혜리 기자

방학이 되면 하루 종일 앉아서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아이들이 있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는 겨울에는 외부 활동을 하기 힘들어 아이들이 컴퓨터나 스마트기기와 접촉하는 시간이 평소보다 더 늘어난다.

이런 식의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은 아이에게 좋지 않다. 게임이나 유해 프로그램이 아닌, 부모들이 학습목적으로 집에서 e북이나 인터넷 강의로 아이 교육을 시키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하는 강의 동영상은 일방적인 정보만 제공하기 때문에 아이의 좌뇌 발달에만 영향을 끼친다. 우뇌의 전두엽은 기능이 떨어져 뇌 발달에 불균형이 생기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게임을 하고 있는 어린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은 인터넷 중독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경향신문자료사진

스마트폰을 이용해 게임을 하고 있는 어린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은 인터넷 중독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경향신문자료사진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
하루 20분 넘지 않도록

10대 열명중 한명은 ‘중독’
집착보일땐 자가진단
검색도 중독 주의해야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나 스마트기기를 교육에 활용한 아이들은 그러한 기기에 익숙하기 때문에 성장하면서 또는 성장한 후에도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심한 경우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도 스스로 목적했던 일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일상생활에 집중하지 못하는 장애를 겪기도 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인터넷중독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만 10~19세 아이들은 10명 중 1명꼴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중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5~9세 어린이의 인터넷중독 비율은 7.9%로 20~49세 성인(6.8%)보다 높았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의 인터넷중독률은 12.7%로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청소년의 인터넷중독률 9.7%보다 높았다. 스마트기기 사용 자체가 인터넷중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방학 중에는 가급적이면 컴퓨터나 스마트기기를 이용하지 않고 여행 등 몸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컴퓨터나 스마트기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부모의 돌봄과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컴퓨터를 거실과 같이 가족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 두면 컴퓨터 사용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고 부모의 감독도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은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어린이의 경우에는 스마트기기 사용이 한 번에 20분을 넘기지 않도록 정해주는 것이 좋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사용 시간과 내용을 사용일지에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컴퓨터 옆에는 알람시계를 두어 사용하면서 사용 시간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특히 부모는 아이의 컴퓨터, 스마트기기 사용을 일방적으로 통제하기보다는 아이와 협의를 해 시간 등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강압적으로 사용을 제지하는 것은 아이의 조절능력을 키워주기보다는 분노감을 느끼게 하거나 컴퓨터나 스마트기기를 더 사용하고 싶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하다 식사시간이나 취침시간을 어기는 등 사용 조절이 어려울 경우에는 시간관리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엑스키퍼’와 같은 컴퓨터 시간제한 프로그램을 설치해두면 사용시간을 설정하고 그 시간이 넘으면 자동으로 인터넷이 차단되도록 할 수 있다. 최근 엑스키퍼는 스마트폰용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와 통신3사가 함께 개발한 ‘스마트보안관’ 앱도 있다. 스마트보안관 앱은 유해매체로 지정된 앱을 다운받거나 사용하는 것을 막아주고 앱 이용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이 음란물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라는 점도 부모가 알아야 할 정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발표한 연구자료에서 청소년들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의 인터넷 사용 비율이 28.1%로 나타나 다른 시간대보다 높다. 지란지교소프트가 엑스키퍼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음란물이 가장 많이 차단된 시간대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지나치게 아이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집착할 경우에는 중독인지 아닌지 자가진단 설문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초등학생은 하루에 2~3시간 이상, 중·고등학생은 3~4시간 이상 인터넷을 특별한 목적 없이 사용하는 경우 인터넷중독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중독은 게임 레벨을 높이기 위한 과도한 경쟁으로 장시간 게임에 빠지거나 스스로 판단하여 중단하기 어려운 경우, 검색중독은 특정한 목적 없이 즉흥적으로 정보를 검색해 시간 통제가 어렵거나 일상의 지루함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경우다.

채팅중독, 음란물중독 등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인터넷중독대응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가진단을 직접 해볼 수 있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컴퓨터나 스마트기기로 아이에게 인터넷강의를 틀어줘도 아이는 게임을 하는 등 다른 길로 빠질 수밖에 없다”며 “아이를 위해서는 가급적 컴퓨터나 스마트기기를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학은 학기 중에 하지 못한 활동을 하는 기간이므로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교육보다는 자기주도학습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북이나 인강도 건강에 해롭기는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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