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사교육비 총 19조… 3년 연속 감소” 발표
학부모·학생 부담 여전 “새 정부 대책 마련해야”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 규모가 19조원으로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교육비 감소분은 대부분 초등학교와 특성화고에서 발생했으며, 본격적인 사교육이 시작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은 6일 ‘2012년 사교육비·의식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065개 초·중·고교의 학부모 4만4000명과 학생 3만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명목 사교육비 총 규모는 전년보다 1조1000억원 줄어든 19조원으로 집계됐다. 교과부가 사교육비 감소를 강조했지만, 사교육비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중·고등학생들의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에서는 사교육비 전체 규모가 2011년 대비 14.3% 줄어든 반면, 중학교의 사교육비는 6조1000억원으로 1.9%, 고등학교는 5조2000억원으로 1.7% 증가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초등학교는 전년보다 9.1% 줄어든 21만9000원으로 나타났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5.3%와 2.8% 늘어난 27만6000원과 2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학교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0년 25만5000원에서 2년째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목별로는 중학교 수학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10만8000원으로 가장 컸다.
지난 정부와 비교하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오히려 늘었다.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2007년 20조원에서 2012년 19조원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오히려 22만2000원에서 23만6000원으로 1만4000원 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 초기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하고 교과부가 2009년부터 사교육 경감대책을 실시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 셈이다.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인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6000원으로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6만8000원)의 6.26배에 달했다. 사교육 참여율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여전했다. 월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3.8%인 반면 100만원 미만 가구는 33.5%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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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논평에서 “중학교 영어와 수학 사교육비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현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과 관계가 깊다”며 “고교체제가 복잡하게 서열화하면서 고교 진학 이후의 경쟁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중학교 단계의 사교육 경쟁이 심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승현 정책실장은 “현 정부가 사교육 공급 방안으로 적극 추진한 방과후학교와 EBS 수업 확대로는 한계가 있다”며 “대입 전형 간소화 등 수요억제책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박범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도 “지난해 경기가 나빠 많은 가계가 불가피하게 지출을 줄인 측면이 있었다”며 “중·고교, 영어·수학 관련 사교육이 여전한 것을 보면 가계지출 부담에 사교육을 늦춘 것으로도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 정부의 주요 공약인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면 학부모들이 이 시기에 사교육 지출을 오히려 늘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