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수능)부터 국·영·수 3과목을 쉬운 에이(A)형과 어려운 비(B)형으로 나눠 치르는 가운데, 영어의 경우 수험생 열에 아홉 가까이는 비형을 선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어 비형의 쏠림현상이 심화된 결과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3일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른 전국연합 학력평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영어 비형을 선택한 학생이 모두 46만999명으로 전체 응시자(52만8367명)의 87.2%를 차지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영어 에이형 응시자 6만5491명(12.4%)의 약 7배 수준이다. 나머지 0.4%는 시험을 치르지 않은 학생들이다. 어려운 영어 비형을 선택한 비율은 이번 응시자들이 고교 2학년생이던 지난해 6월(77.6%)과 11월(83.2%)에 치른 학력평가 때보다 더 높아졌다.
국어와 수학 과목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국어의 경우 이번 3월 시험에서 비형을 선택한 학생이 51.5%였고, 수학은 에이형이 62.1%였다. 지난해에는 국어의 경우 비형이 6월 51.7%와 11월 50.1%였다. 수학의 경우에는 에이형이 6월 61.8%와 11월 61.5%였다. 교육계는 중상위권 대학들이 인문계 학생의 경우 국어 과목, 자연계 학생의 경우는 수학 과목을 어려운 비형으로 요구하고 공통 과목격인 영어는 모두 비형을 요구할 것이라는 이유로 영어 비형으로의 쏠림을 예견해왔다.
사교육업체 이투스청솔의 오종운 평가이사는 “국어와 수학에서는 계열별로 인문계열은 국어, 자연계열은 수학을 비형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 수준별 시험을 도입한 의미가 없었고 오로지 영어에서만 수준별 시험의 효과가 나타났는데, 오히려 지나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