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40억 적자' 물장사에 허덕이는 밀양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한국수자원공사가 밀양댐 건설 이후 9년이 넘도록 계획량의 절반 수준의 물만 공급해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로인해 수천억 원을 들여 건설한 밀양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한국수자원공사 밀양댐관리단(이하 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완공된 밀양댐은 하루 15만t의 수돗물을 생산, 광역상수도를 통해 양산 8만t, 밀양 4만 9천500t, 창녕 2만 500t을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하루 평균 2만t의 물을 공급하는 창녕을 제외하고, 양산 4만 5천t(여름철 부분적으로 최고 6만t), 밀양 1만t 등 총 7만 5천t으로 공급계획량의 절반만 공급하는데 그치고 있다.


2천억대 건설비 불구
예상 물공급량 절반 수준
저렴한 지하수 등에 밀려
수요 부족이 원인



밀양댐 물 공급이 계획에 훨씬 못 미치면서, 댐 건설비 2천60억 원에 비해 활용도가 턱없이 낮아 연간 4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밀양시의 경우 하루 4만 9천500t을 사용하기로 계획됐지만, 9년이 넘도록 20% 수준인 1만t 사용에 그치고 있다. 밀양시는 밀양댐 만큼 수질이 좋고, 원수 가격은 더 싼 밀양강 지류 청도천 물을 교동정수장(하루 1만5천t 공급)으로 끌어와 정수한 뒤 시내 6개 동 주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시 외곽지역 읍·면 주민 대부분은 지하수 등을 원수로 한 370여개 마을상수도를 통해 무료로 물을 공급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싼 밀양댐 물을 마시지 않고 있다.

양산시도 하루 8만t의 물을 공급받아 시내 전역에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t당 물값이 자체 정수장에서 생산한 물보다 비싼데다 양산신도시의 입주 부진이 계속되면서 계획량의 절반 정도만 겨우 사용하고 있다.

시는 낙동강 물을 원수로 사용 중인 웅상출장소 4개동(2만t)에 밀양댐 물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지만 관로매설에 수백억 원이 소요돼 수년째 '검토'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자원공사는 밀양댐 물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양산과 밀양, 창녕군을 대상으로 상수도 위탁관리에 대한 홍보를 계속하고 있지만 독점으로 인한 물값 인상 및 인력감소에 따른 기구축소 우려 등으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밀양댐관리단 관계자는 "도시가 팽창하면서 밀양댐 물의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며 "해당 지자체와 광역상수도 확대를 위한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