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참사 발생한 '러브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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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0.07.25. 오전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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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스부르크에서 열린 러브 퍼레이드(AFP=연합뉴스)

베를린에서 `음악 통한 평화증진' 모토로 시작

지나친 향락과 소비문화 부작용..앞날 불투명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24일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독일의 '러브 퍼레이드'는 세계 최대의 테크노 음악 축제 중 하나다.

독일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던 1989년 음악을 통한 평화 증진이라는 이상과 베를린 특유의 클럽 문화가 합쳐지면서 처음 시작됐다.

베를린 장벽 붕괴 4개월 전이었던 그해 7월 150명의 테크노 음악팬들은 베를린의 테크노 뮤지션 '닥터 모테'의 생일을 기념해 서베를린의 쿠담 거리에서 행진을 벌였다. 그는 당시 행사 모토를 '평화, 기쁨, 그리고 팬케이크'로 정했는데 이것은 군비축소, 음악을 통한 화해, 그리고 부의 공정한 분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러브 퍼레이드는 젊음과 자유를 무제한 만끽할 수 있는 행사로 알려지면서 참가 인원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치적, 이념적 색채는 엷어지는 대신 향락과 소비문화가 가득 찬 상업적 행사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1996년부터는 통일 수도 베를린의 중심지역인 티어가르텐 일대의 에른스트 로이터 광장, 브란덴부르크문, 전승기념탑 주변 도로에서 열렸다.

참가자 수가 1999년 150만 명에 이르면서 지나친 소음과 산더미 같은 쓰레기, 마약, 환경파괴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고 2004년과 2005년에는 재정문제로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결국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베를린 시가 행사 관리와 재정 지출, 안전 등의 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보이자 주최 측은 2007년부터 5년간 독일 서부의 루르 공업지역에서 행사를 열기로 결정했다.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환경파괴적이면서 정치색은 없는 행사에 많은 예산을 배정할 수 없다는 것이 베를린 시의 입장이었다.

위험 지역을 벗어나려는 러브 퍼레이드 참가자들.(AFP=연합뉴스)

이에 따라 러브 퍼레이드는 2007년 에센에 이어 2008년에는 도르트문트에서 열렸다. 2008년에는 참가자가 16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인파로 인한 안전 문제 등을 걱정한 보쿰 시의 거부로 지난해 행사가 열리지 못한 데 이어 '뒤스부르크의 자유'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러브 퍼레이드의 앞날은 불투명해졌다. 주최 측은 내년에는 행사를 겔젠키르헨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하우스, 트랜스, 테크노 등 전자댄스음악과 파격적인 의상, 열정적 춤을 특징으로 하는 '러브 퍼레이드'는 베를린에서 전세계로 퍼져 나가 지금은 취리히, 샌프란시스코, 멕시코시티, 빈, 케이프타운, 텔아비브, 시드니, 산티아고, 리우데자네이루, 오슬로, 부다페스트 등에서 같은 이름의 행사가 열리고 있다.

k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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