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대우건설 지분 40%만 인수

산업은행이 자금조달 문제 탓에 대우건설 지분을 40%가량만 인수키로 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PEF) 설립을 통해 대우건설 지분인수를 추진 중인 산은은 재무적 투자자(FI) 지분 39.6%를 포함해 40% 안팎의 지분과 경영권만 확보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산은은 당초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주당 1만8000원, 총 2조9000억원 수준에서 사들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대우건설 주가가 매입 예정가 대비 40% 이상 떨어져 투자자 모집을 통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인수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인수금융이 확정돼야 대우건설 지분인수 규모도 정해진다”며 “다만 경영권까지 확보해야 하는 만큼 인수할 지분은 당초 계획보다 적은 4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PEF를 통해 2조∼3조원 가량을 모으고 투자목적회사(SPC)를 설립해 1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인수에는 인수금액 2조5000억원 안팎과 펀드 설립 및 운용에 드는 부대비용 등 총 3조∼4조원 가량이 필요하다.

산은은 또 이달 중 금융위원회에 출자한도 예외 승인을 신청하기로 했다. 현행 산업은행법은 금융 자회사에 대한 투자한도를 자기자본의 20%로 제한하고 있다.

산은은 현재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PEF 투자여력이 남아 있지 않아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산은의 대우건설 인수는 출자한도 예외 승인과 인수금융에 따른 자금 유입 등을 거쳐 오는 11월쯤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