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무료 황령터널로… '짜증' 출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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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터널이 무료화 되면서 이용차량도 급증해 12일 오후 문전교차로에서 황령터널 방향의 진입도로가 퇴근길 차량들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황령터널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진석(37) 씨는 통행료 무료화 조치 직후에는 차량 소통이 생각보다 원활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열흘 정도 지나자 이른 아침부터 교통량이 크게 늘기 시작해 출근시간 터널은 막히기 일쑤였다. 5~6개 차로가 한꺼번에 터널 2개 차로로 몰려들면서 병목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탓이다.

지난 1일 시행에 들어간 통행료 무료화로 터널 통행속도가 빨라지고 주변도로 체증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황령터널이 여전히 만성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황령터널을 이용해 온 운전자들은 무료화 정책을 반겼다가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무료화 이후 통행차량 15.6% 급증 교통체증 더해
평균 35분 소요 대남R → 문전R 40분 넘겨야 통과
양방향 통행량 모두 늘어 가변차로제 대안 역부족


13일 부산시와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등에 따르면 통행료 무료화 이후 출근시간 문전교차로 방면(남구→부산진구) 통행속도는 평균 15.1㎞/h로, 무료화 전(5.4㎞/h)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근시간이 하루 중 가장 붐비는 시간대인 만큼 무료화 이후 교통체증이 눈에 띄게 완화된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교통체증은 심각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특히 매일 황령터널을 통해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대남교차로에서 문전교차로까지 종전에는 평균 35분 걸렸지만 무료화 이후 통과시간대가 40분대를 훌쩍 넘기고 있으며, 퇴근길 역시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퇴근길 대남교차로 방면(부산진구→남구)의 경우 통행속도는 무료화 전(14.5㎞/h)보다 다소 떨어진 13.8㎞/h로 추정되고 있다.

문현교차로에서 번영로를 이용하던 운전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혼잡한 황령터널 쪽 번영로 입구로 몰리다 보니 이처럼 지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장인 정재영(39) 씨는 "무료화 전 퇴근길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퇴근길마저 교통지옥"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만성체증에는 통행차량 급증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료화 이후 황령터널 하루 이용차량은 무료화 전 7만 9천641대에서 무료화 후 9만 2천74대로 무려 15,6%나 급증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문전교차로 방면 통행량은 가장 붐비는 요일인 8일 금요일 오전 8~9시까지 1시간 동안 통행차량이 3천8대로 지난달 이맘때(2천506대)보다 무려 17%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문전교차로 일대와 대남교차로, 동서고가로 진입로 등에까지 병목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안은 그리 많지 않다. 부산 남구 대연동 대남교차로에서 연제구 연산동 연산교차로를 잇는 터널길이 2.99㎞에 접속도로 3㎞, 4차로에 이르는 '황령 3터널' 착공이 번번이 제기되고 있지만 예산 부족과 도로 사정 등으로 건설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이에 부산시 등은 상습 체증을 해소할 방안으로 다음달 초 가변차로제 시범운영을 계획 중이지만, 무료화 이후 양방향 통행량이 동시에 크게 느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면서 시민들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광안대교 이용객이 늘면서 신호체계 변경도 여의치 않다.

부산시 관계자는 "출근길 문전교차로 방면 병목현상은 이달 말 차로 정비가 끝나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으로서는 가변차로제 도입이 최선이지만 더 나은 방법을 적극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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