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원 부끄러운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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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이후 조례발의 1인 평균 1건도 안 돼 전국 최하위권

제6대 부산시의회가 내달 출범하는 가운데, 1대부터 5대까지 부산시의원들의 조례발의 실적이 전국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6대 시의원들이 이처럼 '일 안하는 전통(?)'을 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9일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1년 민선 1대 시의회가 구성된 이후 부산시의원들의 1인당 평균 조례발의 건수는 1대 0.19건, 2대 0.19건, 3대 0.02건, 4대 0.04건, 5대 0.87건으로 1인당 평균 1건에도 크게 못 미쳤다.

시의원 한 사람이 4년간의 의정활동 내내 1건의 조례도 발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타 시·도의회와 비교해도 부산시의회의 조례발의 건수는 눈에 띌 정도로 '부실'하다.

구·군의원도 계속 하락
"일 안하는 게 전통" 지적도
내달 새 출발 앞두고 주목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부산시의회의 조례발의 순위는 1대 때 12위에서 2대 때 8위로 조금 올랐다가 3대 16위, 4대 16위, 5대 15위로 '꼴찌'를 달렸다.

5대 때 조례발의 건수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인천시의원들은 1인당 평균 6.42건을 발의했다.

의원발의 비율도 부산이 '월등'히 낮았다. 일례로 민선 5대 부산시의회에 상정된 조례 297건 가운데 256건은 단체장이 발의한 것으로 의원발의 비율은 13.8%에 불과했다.

서울시의회의 의원발의 비율이 42.7%인 것과 비교하면, 부산시의원들의 조례 제정 역량이 타 시·도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부산 구·군의원들의 경우 시의원보다 조금 사정이 나았다.

이들의 1인당 조례 발의건수는 1대 0.62건, 2대 0.73건, 3대 0.91건, 4대 0.70건, 5대 2.07건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6개 시·도 중 조례발의 순위는 1대 때 8위에서 5대 때는 13위로 계속 떨어졌다.

지방의원 유급화와 전문직 유입 등으로 높아지고 있는 전체 지방의원들의 수준을 부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국적으로는 16개 시·도 광역의회의 기별(약4년간) 의원 1인당 평균 발의건수는 0.78건이었고, 230개 기초의회의 의원 1인당 평균 발의건수는 1.20건이었다.

자료를 공개한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은 "조례발의 실적으로 모든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지만, 그렇더라도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단체장을 견제하고, 주민생활과 밀접한 정책들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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