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는 낙마시키더니…" 지역 정서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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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총리후보자 청문회 형평성 논란

국무총리 후보자인 김황식 감사원장이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PK(부산·울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뚜렷한 비리의혹이 없던 김태호 전 후보자가 말바꾸기로 낙마했는데 김황식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통과되면 지역 역차별 논란 일 것"
경남 지역 중심 반대 여론 높아
민주당 "철저한 검증 있어야" 지적
여권 일각서도 '봐주기' 논란 부담


이같은 정서는 특히 김태호 후보자가 도지사를 지낸 경남에서 강하다.

경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황식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김태호 전 후보자는 말 그대로 중앙 정치권, 중앙 관료, 중앙 언론 등에 의해 '억울하게' 낙마한 셈이 된다"며 "이는 '공정사회' 기치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경남에는 이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끓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부산의 한 한나라당 의원도 "김황식 후보자가 각종 비리의혹에도 불구, 전남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우대'를 받아 총리로 임명될 경우 지역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김황식·김태호 두 사람에 대해서는 앞서 23일 자유선진당 권선택 대표가 "청문회 도중 숱한 말 바꾸기로 낙마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보다 (김황식 후보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두 후보자간 잣대가 같아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면서 김황식 후보자에 당초 호감을 표시했던 민주당은 연일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고 나섰고, 여권 일각에서도 "부담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전날에 이어 24일에도 김황식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여권과의 사전교감설에 대해 해명하면서 "우리는 어디까지나 야당이고 국민을 위해서도 비판과 견제가 첫째 의무"라며 호남 인맥에 대한 '봐주기 논란' 차단을 시도했다.

또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병역문제는 국민 누가 봐도 기피의혹을 가질 만큼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며 "대통령과 총리, 여당 대표가 모두 병역면제자가 된다는 사실은 당에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여의도 정가 관계자는 "병역문제, 8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 구입건 등 국민정서에 반하는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며 "의혹의 진위 여부에 관계없이 김태호 전 후보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고, 여야 모두가 봐주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환 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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