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재서 퍼진 선율 피아노 운반 어떻게?
그랜드피아노가 간월재에 오른 까닭은?
이달 초, 신불산 간월재(울산 울주군)에서 그랜드피아노 소리가 울려퍼졌다. '임동창의 울주오디세이'. 일명 산악음악회였다. 이날 5천여 명의 등산객은 때 아닌 음악회에 신이 났다. 그런데 해발 900m의 간월재에 어떻게 무거운 그랜드피아노가 올라갔을까. 헬리콥터로 공수했나. 이날 공연에 사용된 그랜드피아노의 무게는 400㎏.
답은 '해체한 다음 수레에 실어 산길로 옮겼다'는 것이다. 공연 관계자는 "완전히 다 해체는 할 수 없고 몸체와 다리, 페달을 분리해서 옮긴다"고 했다. 그러나 몸체의 무게만 따져도 370㎏ 정도. 해체하는 데 30분, 다시 조립하는 데 30분이 걸리고, 이동한다고 고생한 피아노는 산 위의 날씨에 맞게 2시간가량의 조율 과정을 거쳤다고. "다행히 간월재 직전까지 비포장도로일망정 길이 있어 해체한 피아노를 산길로 50m 정도 이동시켰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렇게 이뤄진 이날 공연에서는 국악 피아니스트 임동창, 대금 명인 이생강, 동편제 명창 전인삼, 재스 색소포니스트 이정식, 소리명창 송도영이 산상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번 행사를 주최 주관한 울주군시설관리공단과 울주문화예술회관 측은 "천혜의 절경 영남알프스를 명품 문화예술 콘텐츠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해마다 자연과 함께하는 공연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감히, 산도 문화와 접속하고 있는 것이다.
최학림 기자 th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