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사우나 여종업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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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대 입장료 빼돌려 호스트바서 '펑펑'

대형 사우나 카운터에서 근무하던 여종업원들이 수억 원대의 입장료 수입을 빼돌린 뒤 이 돈을 호스트바를 전전하며 탕진해오다 발각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17일 부산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부산 서구의 한 사우나에서 근무하던 지난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입욕객들에게 주는 사물함 열쇠를 컴퓨터에 인식시켰다가 바로 등록 취소하는 수법으로 1억 7천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횡령)로 A(37·여) 씨를 구속했다. 또 경찰은 같은 사우나에서 3교대 근무를 하며 같은 수법으로 모두 3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B(21·여)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횡령금액을 변제한 C(28·여) 씨 등 2명은 불구속했다.


고객 입장 후 열쇠 등록 취소
4억 7천만 원 횡령 6명 검거



경찰 수사 결과 A 씨 등은 사물함 열쇠의 바코드 인식을 위해 컴퓨터에 등록했다가 바로 승인취소를 하면 입장기록이 남지 않는 사실에 착안해 이 수법으로 2년동안 무려 8만여 명의 손님이 지불한 목욕비 4억 7천만 원(경찰 추산)을 빼돌렸다.

평범한 여종업원들이었던 이들은 거액의 눈먼 돈이 손에 들어오자 방탕한 생활에 빠져들었다. 기혼인 A 씨와 모두 20대의 미혼인 나머지 5명은 빼돌린 돈으로 부산 시내 호스트바를 드나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남자 접대부들에게 금팔찌 등의 선물을 건네는 선심까지 쓰며 물 쓰듯 돈 쓰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일부는 강원도 카지노까지 출입했다. 이중 C 씨는 남자 친구 명의의 계좌를 개설해 빼돌린 4천만 원을 관리해오기도 했다.

이들은 손님이 사우나 외에 찜질방을 이용할 경우 이미 승인된 사물함 열쇠가 음식물 구입 때 결제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횡령 사실이 발각될 것을 알고 사우나만 이용하는 손님 열쇠를 골라 승인취소했다. 이들은 승인 취소건수를 기록해 두었다가 근무 교대를 할 때 총액에서 제하는 방식으로 돈을 빼가는 수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우연한 욕실내 도난 사건을 계기로 이들의 범행은 꼬리를 잡히고야 말았다. 작년 6월 승인이 되지 않은 열쇠로 입장한 손님의 사물함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등록되지 않은 사물함 열쇠의 존재를 눈치챈 업주가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그간의 범행이 들통이 난 것이다.

경찰은 카운터에 설치된 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A 씨 등이 눈 깜짝할 사이 승인된 목록을 지우는 행동을 확인하고, 이들이 횡령한 금액을 매출액과 비교, 제시해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김한수 기자 han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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