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적 제압 '홍보' 열중하다 사후 대비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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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최영함의 '아덴만의 여명' 작전은 인질 구출의 역사에 오랫동안 기억될 쾌거임에는 분명하다. 화력이나 첨단 장비면에서 압도적이었다고 하지만 우리 해군의 완벽에 가까운 작전 수행에 국민들은 박수를 쳤고, 자부심도 느꼈다. 하지만 '자랑'도 지나치면 볼썽사납기 마련이다. 이번 전과를 놓고 '홍보 마케팅'에 여념이 없는 청와대와 국방부를 보면 더욱 그렇다.

청와대는 당초 "작전은 현지부대가 수행하고 보고만 받을 것"이라고 했다가 작전이 성공하자 "(대통령이)직접 작전을 명령했다"고 자화자찬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구출작전 동영상과 작전과정은 말할 것도 없고, 군사기밀인 최영함의 전자전 장비는 물론 특수작전요원의 개인화기와 보호장비도 고스란히 공개했다.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다. 군사 전문가들이나 여야 정치권에서 이구동성으로 국방부의 신중치 못한 태도에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기도 하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피격 당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보안 사안이라며 쉬쉬하기에 바빴던 청와대와 국방부였다.

이번에 다행스럽게 삼호주얼리호 구출에는 성공했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해적들도 향후 납치한 한국인 선원은 무차별 보복살해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청해부대의 인질 구출 작전 과정과 무기까지 낱낱이 알려진 상태에서 차후 또다시 피랍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손자병법'에서는 '승리에 도취된 자는 치욕을 당한다'고 했다. 일회성 승리에 들뜬 청와대와 국방부가 명심해야 할 경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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