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대만, 태권도 주관 한국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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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말순 대만국립대 교수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49kg급 경기에서 대만의 양수쥔(楊淑君) 선수가 실격패를 당한 후 일기 시작한 대만의 반한 감정이 벌써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보도가 되었듯이 전자제품, 화장품, 김치 등 한국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함께, 한국제품을 깨뜨리고 밟는 퍼포먼스에서 심지어 태극기를 불태우고 한국학교에 계란을 던지기도 하는 등 비이성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일이 있었다.

개최지가 중국이고 한국인 선수와의 경기도 아니며, 심판이 한국인도 아닌 것으로 알려져 한국에서는 대만의 이러한 반한정서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양수쥔의 경기를 중단하고 주심에게 실격패를 지시한 이가 아시아태권도연맹 홍성천 부회장이며, 세계태권도총회 양진석 사무총장은 양 선수에 대해 "고의적으로 속임수를 썼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대만인의 분노를 사게 되었다.

그런데 대만의 반한감정은 단순히 이번 사건 때문만은 아니다. 그간 특히 태권도 경기에서 대만 선수들은 불이익을 당해왔고 심판도 불공평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난번 홍콩에서 있었던 동아시아 경기대회에서도 한국인 심판의 명백한 오류로 대만선수가 탈락하고 한국선수가 금메달을 딴 적이 있었고, 그 기억이 가시기도 전에 또 이런 사태가 생겼기 때문이다.

결국 태권도 경기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불신이 이런 사태로까지 번지게 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겠지만 앞으로 태권도의 세계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공평하고 투명한 경기운영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현재 아시아태권도연맹이 이미 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을 조사하고 있으니 하루빨리 납득할 만한 조사결과가 나와 양 선수와 대만 국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반한감정도 수그러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말순 대만국립대 교수 mschoi@nccu.edu.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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