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망언꾼' 이시하라는 어떻게 4선에 성공했나

2011. 4. 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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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민주당 비판 분위기 편승

"실정에 대한 검증도 부족"

"어쩔 수 없잖아요. 원래 미숙한 사람들의 집합체니까."

팔순을 앞둔 나이에 도쿄도 지사 4선에 도전해 낙승한 일본의 우익정치가 이시하라 신타로(78)는 11일 오전 도쿄도청사 기자회견에서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민주당의 참패는 당연하다는 듯 특유의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그는 "곳곳에 자동판매기가 늘어서 있는 이런 바보 같은 나라는 없다. 파친코도 그렇잖으냐. 사회 전체가 반성하는 게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밤 당선 확정이 보도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제기한 '자판기와 파친코 절전론'을 다시 꺼낸 것이다. 그가 절전을 명분으로 연일 파친코 규제론을 들고나온 것은 "파친코를 많이 운영하는 총련을 겨냥한 것"(한 일본정치 분석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 불가피론'을 펴기도 했다.

출마 전까지 그의 4선 가도는 평탄치 않은 것으로 보였다. 3선까지만 하겠다는 약속을 번복한데다 재임 중 야심차게 추진했던 신도쿄은행의 파탄(3년간 적자액만 1000억엔)과 400억엔 가까운 추가 출자, 도쿄올림픽 유치 실패 등 실정도 잇따랐다. 출마선언 직후 "대지진은 천벌"이라는 망언을 하기도 했지만 43.4%의 득표율로 유명 개그맨 출신 후보를 100만표 가까운 차이로 꺾었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학 교수는 11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대지진의 여파로 선거운동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언론에서도 거의 보도하지 않은 이상한 선거였다"며 "정상적인 선거운동이었다면 텔레비전 등에서 이시하라의 실정에 대한 검증, 다른 후보의 정견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치에 정통한 한 일본 전문가는 "도쿄도민들이 원전 사고에 위협을 느꼈지만 전면적인 원전 정책 전환을 원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현 정책 유지를 강조한 그의 발언이 먹힌 측면이 있는데다 원전 대응 미숙 문제가 부각되며 민주당에 비판적인 분위기가 확산된 게 유리했다"고 분석했다. 이시하라 같은 우파 인사가 '땅 짚고 헤엄치기식' 선거를 치렀다는 것이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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