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뉴스데스크>에서 '잔인한 게임 난폭해진 아이들'을 리포트한 유충환 MBC 기자는 'PC방 실험' 부분과 관련해 "시청자들이 보았을 때 무리한 실험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13일 MBC <뉴스데스크>는 9번째 꼭지 '잔인한 게임 난폭해진 아이들'에서 서울의 한 PC방을 찾아가 사전 예고도 없이 컴퓨터 전원을 꺼버린 뒤, 갑작스러운 전원 차단에 10대들이 거친 반응을 보이자 "폭력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 13일 MBC <뉴스데스크> 9번째 꼭지 '잔인함 게임 난폭해진 아이들' 캡처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취재 결과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불문하는 기자의 태도야말로 진정한 폭력"이라며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으며, "갑자기 할아버지의 바둑판을 엎자, 할아버지가 난폭하게 변해버렸다. 바둑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패러디도 이어졌다.

유충환 MBC 기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PC방 실험이 '게임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실험에서 다소 무리하게 진행된 부분이 있긴 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게임말고 다른 작업을 하던 사람들의 전원을 나가게 해서 비교해주면 더 정밀한 실험이 됐겠지만, 뉴스 시간의 한계상 간략하게 다뤄야 했다. (비교군을 함께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봤을 때 무리한 실험이라고 느껴질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유 기자는 "하지만 아이들의 반응에 대한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분석 인터뷰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객관성이 담보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PC방 실험은 여러가지 상황 중 하나의 사례였을 뿐인데, 보도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몰아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유 기자는 "다른 언론들의 경우 '논란이 있다'는 수준으로 보도를 했는데, <미디어스>와 <경향신문>은 악플을 과도하게 많이 인용해서 마치 우리가 말도 안 되는 무리수를 둔 것처럼 보도했다. 제목도 악의적"이라며 <미디어스> <경향신문>에 대해 명예훼손에 따른 민사소송을 검토하고, 언론중재위에도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14일 <미디어스>는 "MBC가 PC방의 전원을 사전 예고없이 직접 꺼버리자 10대들이 보인 거친 반응을 '폭력적 게임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한 사례로 보도해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경향신문> 역시 "시간대를 옮기면서 기존의 딱딱한 뉴스와 차별을 꾀하고 있는 MBC '주말뉴스데스크'가 이번에는 무리한 실험으로 뭇매를 맞았다"며 해당 보도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등을 기사화했었다.

정연우 민언련 공동대표는 유 기자의 고소 계획에 대해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 중 하나인데 이를 놓고 고소하겠다고 하는 것은 언론인인 스스로에 대한 부정행위"라며 "없는 사실을 만들어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런 것도 아닌데, 자신들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려는 것은 언론의 기본 정신 자체에 대한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소를 통해 견제하려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즐겨 취해온 방식과 비슷하다"며 "심리적 위축을 노리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또, "최근 MBC 주말뉴스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사안을 위주로 보도하는 사실상의 '예능프로'가 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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