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학 등록금은 한 해 100만~150만 원"
스페인에서는 대학 다니는데 그렇게 돈이 많이 안든다.
대학수능 준비시키느라 비싼 학원 과외비 지불하고 입학후 등록금 마련에 부모님들 허리가 휘는 가정은 없다.
대출을 받아서 대학 등록금 내느라 졸업하는 순간, 신용 불량자의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30여년 간 이곳에서 살면서 금시초문이다.
스페인 정부는 심각한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대대적인 긴축정책을 실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렇게 힘들어도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투자하는 재정과 저소득층 가족들을 위한 교육및 각종 지원금에 손을 대는 일은 아직 없다.
정부, 재정위기 긴축정책 속
'교육 기회균등' 지원 계속
학생들은 대학등록금을 충당하려고 무리하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원하는 학업을 마칠수 있다. 전국의 주요도시마다 두 세군데씩 유명 국립대가 있다.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는 국립대학 신입학생 모집 인원은 상당히 많다.
물론 본인이 원하고 집안이 넉넉해서 사립대학을 지원하면 만만찮은 학비가 든다.
스페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등록금 비싼 사립대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특별한 경우다. 집안 형편은 넉넉하지만 수능 점수가 시원찮아 왠만하면 입학 가능한 사립대에서 출구를 찾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스페인 명문대는 거의 모두 전국 각지에 있는 국립대다. 국립대에 입학하고 학점이 그렇게 저조하지 않으면 국가에서 주는 등록금 면제 장학금 혜택을 받을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느정도의 성적 이상이면 부모님들 잘살고 못살고를 떠나 장학금 혜택이 주어지는 학생에게는 등록금 전액 면제는 기본이다. 만약 저소득층 자녀이면서 대학교 소재지가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경우엔 기숙사 비용도 국가에서 지불한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돈 없어서 대학 못가는 젊은이들은 많치 않다. 등록금 때문에 학생들이 삶을 포기하는 '서글픈 드라마'는 없다. 자식들 대학 등록금 마련하기위해 부모님들이 '투 잡'을 뛰는 경우도 아주 드문 일이다.
학문 연구에 젊음을 투자하고 미래를 설계하려는 스페인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자신이 살고있는 지역의 대학에 입학하기를 선호한다. 피치못 할 사정으로 국가로부터 장학금 혜택을 못받아도 경제적인 큰 부담없이 대학교육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한해 등록비가 우리나라 돈 100만 원에서 150만 원 정도인 스페인의 국립대학교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수능에 합격한 예비 대학생들을 거의 모두 흡수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사실상,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무상교육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국민소득과 국가 총생산력으로 따지자면 스페인과 대한민국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 진학해서 돈 걱정없이 학업에 전념을 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회균등의 철학을 외면하지않는 스페인의 사회·교육제도에 있다.
카나리아(스페인)=김돈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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