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7호 '땅위의 유전' 여수에 생겼다

여수=김종호 기자 tellme@chosun.com 2011. 5. 13. 03: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2일 오전 10시 전남 여수시 월내동 국가산업단지 내 GS칼텍스 제3 중질유 분해공장. 약 70m 높이의 정제탑에서 하얀 수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정제탑 주위로 대형 파이프 라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대규모 분해설비가 보였다. '웅~ 웅~' 육중한 소리를 내고 있다. "겉보기엔 다른 정유공장과 비슷하지만 생산과정은 큰 차이가 납니다."(박경도 제3중질유 부문 상무)

분해설비 공장은 도대체 무엇을 분해하는 곳일까.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료로 투입되는 것은 놀랍게도 시커먼 '아스팔트'였다. 원료로 투입된 아스팔트는 6시간 동안 약 2000㎞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거친 후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경유, 항공유·난방유로 사용되는 등유로 변신해 콸콸 쏟아졌다. 박 상무는 "땅속에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에서 아스팔트로 경유를 생산하는 공장은 말 그대로 '지상유전(油田)'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아스팔트로 등유 등을 만드는 제3 중질유 분해공장은 아시아에서 첫 번째이고, 세계적으로도 7번째다.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스팔트로 등유 등을 만들게 된 이유는 고유가 때문.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정제하면 끓는 점에 따라 LPG(액화석유가스), 나프타(석유화학 원료), 휘발유, 등유(난방유·항공유), 경유, 벙커C유 등이 나온다. 정유사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유가가 급등하자 값이 싼 벙커C유를 분해해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중유·경유로 만드는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이번에 GS가 준공한 제3 중질유 분해공장은 벙커C유만 분해할 수 있었던 기존 공장보다 분해수준을 한 차원 높인 것이다.

지금까지 벙커C유 분해과정에서 나오는 아스팔트는 도로포장 재료로 싼값에 팔렸다. 하지만 이를 등유와 경유로 만들면 부가가치가 높아진다. 국제시장에서 등유와 경유는 아스팔트보다 배럴당 30달러 정도 비싸다.

이날 준공된 공장은 하루 6만 배럴의 아스팔트를 분해해 약 4만5000배럴의 등·경유를 생산, 전량 수출한다. 하루 50만달러(5억4250만원) 규모다.

원유도입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과거에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아스팔트가 적게 나오는 고급원유를 구입해야 했지만, 아스팔트 분해공장 가동으로 값이 싼 저급(低級)원유를 도입해도 고급원유와 비슷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 김명환 부사장은 "제3 중질유 분해공장이 가져다주는 직간접 효과를 합치면 연간 6억달러(651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제3 중질유 분해공장 건설에는 2조2000억원이 투자됐다. GS칼텍스는 이날 제3 공장 준공식에 이어 '제4 중질유 분해공장 기공식'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과 김황식 국무총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videosrc="http://playmovie2.chosun.com/movie/_definst_/mp4:2011/05/13/honam/4e26ee76c1744161a601f249e6951bd9_mobile.mp4/playlist.m3u8" type="video/mp4" width="480" height="421" controls="controls" poster="http://playimage.chosun.com/thumb/2011/05/13/honam/4e26ee76c1744161a601f249e6951bd9_n.jpg">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