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야밤에 남자 2명이 시신 묻으러…" 알고 보니 고양이 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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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교수 부인 살해 사건으로 전국의 이목을 받았던 부산 북부경찰서가 신고 정신이 투철한 한 고등학생의 시신 유기 의심 신고에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지난 17일 오전 1시 37분께 112로 "수상한 남자들이 시신을 묻으러 가는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60대로 보이는 남성과 20대로 보이는 남성이 고무장갑과 소주병을 들고 '시체를 묻으러 간다'는 말을 하고 유유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신고 접수와 동시에 부산 북부경찰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최근 교수 부인 살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시신을 찾지 못해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그 충격이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 당시에도 사건의 실마리는 한 고등학생이 유기된 교수 부인의 사체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하면서 풀렸었다.

북부서는 형사를 총동원에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인근 아파트 CCTV를 분석해 이들 남성들의 차량과 차량번호를 확인했고, 차량 소유주의 신원을 파악해 신고 발생 2시간여 뒤 신고상의 용의자를 특정했다.

그러나 이들이 고양이 사체를 묻고 온 것으로 현장확인까지 되면서 경찰은 허탈감과 함께 가슴을 쓸어내렸다.

북부서는 이날 신고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지만 투철한 신고 정신이 타의 귀감이 된다고 보고 지난 19일 신고자인 부산 모 고교 2학년 박 모(17) 군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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