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이 다음달부터 차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이 지원되는 스마트폰을 대거 선보인다. LTE는 현재 이들 이통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3세대(3G) 이동통신보다 다운로드 속도는 최대 5배,업로드 속도는 최대 7배 빠르다. 데이터 통신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고화질 동영상을 이동 중에 보거나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접속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즐기는 것도 한층 편해질 전망이다.

양사는 이 같은 LTE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4.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주요 휴대폰 업체들도 여기에 발맞춰 최신 모델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통사와 제조업체들은 LTE 서비스를 기점으로 3G 이동통신 시대에 공고하게 구축됐던 업계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일 것으로 보고 있다.


◆4.5인치 대화면으로 고화질 동영상

'LTE폰'들은 한결같이 4.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LTE의 킬러 서비스로 꼽히는 고화질 동영상의 실시간 스트리밍을 제대로 선보이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주력 제품이 4.3인치 였던 것을 감안하면 4.5인치 디스플레이 탑재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4.5인치 화면은 4인치보다는 26.5%,4.3인치보다는 9.5% 더 넓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용 CPU의 성능은 1.5㎓(기가헤르츠)로 거의 비슷하다. 또 대부분의 제품이 퀄컴제 칩을 탑재한다. 이 CPU는 6월 출시된 팬택 '베가 레이서',KT테크 '야누스'에서부터 쓰였다. 현재 쓰이고 있는 모바일용 CPU 가운데 가장 연산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원활히 LTE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카메라 배터리 메모리 등도 비슷하다.

◆9월 중순부터 제품 출시

9월 중순께 첫선을 보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셀록스(가칭)'는 가장 먼저 선보이는 LTE폰이 된다. 주요 성능은 갤럭시S2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화면은 갤럭시S2에서 호평받은 '슈퍼아몰레드(AMOLED)플러스'를 그대로 탑재했다. 다만 CPU는 퀄컴 스냅드래곤 1.5㎓ 칩으로 갤럭시S2의 삼성 엑시노스 1.2㎓와 다르다. 화면뿐만 아니라 CPU에서도 소비자들의 선호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두께는 9.39㎜,무게 128g으로 갤럭시S2(8.89㎜ · 118g)보다 약간 두껍고 무거운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태블릿PC에서나 제공됐던 WXGA(1280×800)급 고화질 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새로운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당분간 휴대폰 시장의 경쟁 구도가 화면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LG전자가 9월 말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옵티머스 바벨(가칭)'은 LG전자가 내놓는 최초의 '플래그십(flagship)'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이 제품에 애플 아이폰4에 탑재된 것과 거의 유사한 성능의 'AH-IPS'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이 디스플레이에 대해 애플은 'LCD의 기본 단위인 픽셀이 인간이 점으로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빽빽이 들어차 있다'는 뜻으로 '망막(retina)'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옆 테두리(베젤)를 최소한으로 줄여 실제 폭은 상반기 출시된 주요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일것"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3D(3차원) TV 분야에서 'FPR(편광필름방식)'을 내세운 LG전자와 '셔터안경(액티브) 방식'의 삼성전자의 치열한 경쟁이 모바일 분야에서도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AMOLED 방식은 해상도가 낮다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어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장치로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팬택도 10월께 4.5인치 화면에 HD급 해상도를 가진 신제품을 투입한다. 팬택 관계자는 "HD급 해상도를 갖춘 LCD 디스플레이는 LG전자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하반기 출시될 LTE폰 가운데 최고 사양을 갖춘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은 전통적으로 퀄컴제 CPU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관련 기기 최적화에 상당한 노하우도 갖추고 있어 주목된다.

대만 HTC도 내달 SK텔레콤을 통해 4.5인치 새 제품을 출시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글로벌 출시와 거의 동시에 한국에서도 신제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HTC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4.5인치 모델은 '홀리데이'라고 불리우며,1.2㎓ 듀얼코어 CPU에 qHD(960×540)급 화면을 탑재하고 있다.


◆10월 아이폰5 한국 출시 가능성 높아

한편 10월 초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애플 아이폰5의 국내 도입 시기도 관심사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한국을 1차 출시국으로 분류하고 SK텔레콤 KT 등 이통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경우 올해 말까지 경쟁사의 LTE폰 공세에 대응할 무기가 아이폰5밖에 없어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2009년 12월부터 아이폰3GS를 구입한 이용자들의 경우 조만간 2년 의무 약정 기간이 끝난다"며 "이들을 붙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