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또 온다" 노사문제 넘어 국민적 이슈로
'3차 희망버스가 또 부산에 온다.'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지난 주말동안 '2차 희망버스'를 개최했던 주최 측이 한 달 내에 다시 '3차 희망버스'를 열기로 결정하며 막을 내렸다. '희망버스'는 이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를 넘어 노동계와 정치권의 이슈, 나아가 새로운 노동운동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찰은 9일, 10일 양일간 열린 '2차 희망버스' 행사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현장에서 채증한 자료를 분석해 집시법 위반과 교통질서 위반 등의 혐의로 참가자 전원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野 "경찰 과잉 대응" 반발
조 회장 청문회 출석 추진
일반시민 참여 크게 늘어
참가자 수가 1만여 명에 이르는 만큼 실제 사법처리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 4당과 민주노총 등은 '2차 희망버스' 행사 중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야 4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에 대한 국회 청문회 일정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야4당은 경찰의 '참가자 전원 사법처리 방침'을 강하게 비난하며 일제히 경찰의 과잉 대응에 항의하는 기자회견 및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한진중공업 사태의 본질적인 해결을 위해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국회 청문회 출석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경찰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한 집회를 이렇게 막아선다면 한진중공업 사태는 아무런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조 대표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의 핵심인물인 조 회장을 반드시 국회 청문회에 세울 수 있도록 국회에서 힘을 모아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1차 1천 명에서 2차 1만 명의 참가자를 기록하자 주최측은 기대이상의 선전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주최측은 '3차 희망버스'를 한 달 이내에 강행키로 결정했다.
이번 2차 희망버스 행사에 정치인과 노동계가 일부 참가하기도 했지만 가족 단위나 대학생 등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측은 비정규직 확산과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희망버스'와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수면 밖으로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장대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엄마 아빠의 손을 꼭 쥔 어린아이부터 80대 노인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은 희망버스 행사에 참가해 함께 행진했다.
11세 아들 관우를 데리고 나온 김영민(40·부산 수영구 광안동) 씨와 전명임(40·여) 씨 부부는 "비정규직 문제는 한진중공업 근로자들만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 세대와 우리 아들 세대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아들에게 많은 시민들이 왜 이렇게 거리로 나오게 됐는지를 직접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창원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참가한 김 모(80·농업) 씨도 "기업들이 마치 계란을 더 이상 놓지 못하는 폐닭 다루듯 근로자들을 정리해고 하는 오늘의 현실을 참아 눈 뜨고 볼 수 없어 희망버스에 참가했다"며 "젊은이든 늙은이든 이제 정리해고 문제는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동영상 취재·편집=김백상 기자·김상훈 vj·박정욱 대학생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