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삼성의 개들아!”
19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민원실이 소란스러웠다. 악에 받힌 황상기(56)씨의 고함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그는 3년 전 죽은 딸 황유미(당시 22살)씨의 영정 사진을 든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의 일행들도 저마다 가족의 영정 사진을 들었다. 이들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 소속 회원들로,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면담을 요구하던 참이었다.
반올림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황씨가 명백한 산업재해를 당했다며 3년간 진상 규명 활동을 벌여왔다. 반올림은 또 황씨와 같이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하다 직업병을 얻었다는 제보가 100건이 넘었으며 이 가운데 3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