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박세일 국제대학원 교수를 가리켜 '신(新)폴리페서'라는 새 조어(造語)가 등장했다.
그동안 정치에 뛰어든 교수들의 역할은 '조연'이었다. 주로 정책참모 역할을 했고, 자신이 도왔던 후보가 권력을 잡게 되면 정부나 국회에 '발탁'됐다. 이들을 가리켜 정치인(politician)과 교수(professor)를 합쳐 '폴리페서'라고 불렀다. 그러나 '신폴리페서'들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기를 무기 삼아 단번에 '주연급 정치인'으로 정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안 원장의 경우, 자신이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다가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하더니 서울시장 선거 운동 막판에 박 후보가 고전하는 듯하자 편지 한 장을 들고 박 후보 캠프를 찾아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의 1등 공신 대접을 받았다.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는 16만 트위터 팔로어를 바탕으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사실상 선거운동원으로 나섰다. 조 교수는 선거기간 동안 트위터를 통해 "겁먹지 말고 각자가 자신의 몫을 하면 세상을 바꾼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진보진영이 이기면 망사스타킹을 신겠다"는 등 정치색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보수 진영에선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정치 세력화의 중심에 있다. 박 교수는 지난 6월 발기인만 1만1000명이 넘는 '선진통일연합' 조직을 만들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과정에서도 박 교수가 주도해 이석연 변호사를 범여권 시민후보로 내세웠고,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만나 범보수 진영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대학 사회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신폴리페서'들의 등장을 놓고 교수와 학생 간의 의견이 맞서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교수는 기본적으로 강의와 논문으로 평가받는 자리"라며 "안 원장이나 박 교수 등이 최근에 어떤 연구성과를 냈는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교수들이 정치권에서 참모를 할 때도 '폴리페서 퇴출' 논란이 있었는데, 직접 정치를 하겠다는 분들은 당연히 학교를 떠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반면 스누라이프 등 서울대 학생들이 이용하는 게시판엔 "안 원장이 2012년 대선에 나설 경우 적극 지원하겠다"는 등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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