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special — 디자이너와 일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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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와 일하는 방법

Julie Zhuo

(페이스북 디자인 디렉터 / Product design director @ Facebo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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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mus Andersson이 찍은 사진이라네요)

오래 전 한 때 나는 PM 역할을 수행했었다. 그 뒤로는 잠시 엔지니어였고, 지난 7년 동안은 디자인 분야에 있으며 위 세 부류의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요즘은 제품 개발 뒤에 숨은 이들의 의무, 도전, 그리고 기술에 대해 이해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다.

이 글은 이상하고, 레티나처럼 날카롭고, 헬베티카로 쓰여진 “디자인” 세상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 지 고심하는 엔지니어와 PM을 위한 글이다.

디자이너의 언어로 이야기하려면, 수치는 집어치우고 사용자에 대해 이야기하라.

사실 대부분의 경우 이 둘은 영 딴판인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가입 페이지의 전환율을 몇 퍼센트 올릴지에 대해 하는 이야기는, 사용자 입장에서 회원 가입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걷어내는 일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지 않나. "사용자가 회원가입 편하게 하도록 만들어주자” 와 “회원가입 플로우에서 전환율을 높이자” 중, 전자는 사용자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후자는 회사 입장이다. 디자이너는 일반적으로 유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다른 예를 들면:

  • 클릭율을 높이자 -> 새로운 기능을 알고 잘 사용하게 할까?
  • 이 변화로 수치가 떨어지면 안되는데 -> 이 변화가 사용자를 어렵게 만들어선 안될텐데
  • 바이럴 효과를 높이자 -> 이 기능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이 친구들과 나눌 수 있도록 하자

디자이너는 각자 다른 강점들이 있고, 이 강점들이 잘 쓰일 수 있는 문제들도 따로 있다.

디자이너들은 다르다. “올스타” 클래스의 디자이너들도 문제를 다르게 바라본다. 디자인은 굉장히 다른 것들을 지칭하기 때문인데,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1. 비쥬얼 디자인 (Visual Design): 타이포그래피, 콘트라스트, 하이어라키, 흔히 “간지 좀 나나?” 하는 부분들이 이 카테고리에 맞아떨어진다. 시선이 제대로 가고 있나? 디테일이 깔끔한가, 아니면 흐리멍텅한가? 무엇보다, 비쥬얼 디자인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나?
  2. 인터랙션 디자인 (Interaction Design) : 사용자가 ㅇㅇ 작업을 수행하는 게 쉽고 깔끔하게 짜여졌나? 이 동선 시스템 탄탄한가? 트랜지션이나 애니메이션이 만족스럽고, 앱이 사용하기 직관적인가?
  3. 제품 디자인 (Product Design) : 디자인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냈나? 이 제품이 쓸만하게 디자인 되었나? 비전은 뚜렷한가? 가치에 공헌하나?

어떤 디자이너들은 비쥬얼은 쩌는데, 인터랙션 디자인엔 미숙하기도 하고, 어떤 디자이너는 제품 전략은 잘 짜는데, 실제 디자인은 좀 약하기도 하다. 디자인의 각 영역에 생기는 문제들은 엄청나게 어렵고, 적재 적소에 딱 맞는 디자이너를 배치하는 일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다른 종류의 디자이너로부터 같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일반적으로야 저 위의 디자이너들이 다 있어야겠지만, 한 명만 데리고 있어야 한다면 특정 요소가 엄청 뛰어난 사람보다는 제너럴리스트가 나을 것이다. 디자이너 팀과 함께 일한다면 스페셜리스트가 좋을 것이고.

디자이너 연차가 높을 수록, 그들이 풀어야 하는 문제들은 점점 애매모호해진다.

좀 더 와닿게 설명해보겠다. 디자이너 레벨에 따라 달라지는 책임들을 한번 살펴보자.

  • 레벨 1: “프로필을 수정하는 폼(form)을 디자인해요”  꽤 좁은 영역의 업무이다. “프로필"이라는 대상과 "폼"이라는 솔루션이 모두 명시되어 있다.
  • 레벨 2: "사용자가 프로필을 수정하는 데 최적의 인터페이스를 디자인 해요”  솔루션이 폼이 될 수도 있고, 인라인 WYSIWYG 에디터가 될 수도 있고, 모달 창이 될 수도 있겠지.
  • 레벨 3 (넓은 형태) : “시스템 전반 - 프로필, 포스팅, 세팅 등등 에 걸쳐 편집하는 시스템을 디자인 해요”  여기서 디자이너는 프로필 뿐만 아니라 전체 앱에서 사용할 수 있을만한 유연한 편집 시스템을 디자인한다.
  • 레벨 3 (깊은 형태) : “사용자가 프로필을 업데이트 하고 싶도록 디자인해요”   여기서 디자이너는 사용자들이 왜 프로필을 업데이트 해야 하며, 언제 해야 하며, 그리고 가치 제안을 전달하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질문을 하게 된다.
  • 레벨 4 : “앱 내 사용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디자인해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프로필 수정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peer-review(본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평가해주는 것.)시스템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레벨 5: “앱 / 회사 / 사이트의 가장 큰 제품적인 문제를 명시하고, 이에 대한 디자인 해결책을 내놓아요” 최고 레벨에서, 디자이너는 제품의 비전을 이끌어낸다.

다시 말해 시니어 디자이너는 제품의 비전과 전략에 오너십을 느낀다면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끊임없이 내놓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반대로, 시니어 디자이너가 쥬니어 레벨의 일을 받고(‘폼을 디자인하세요’ 같은), 폼 자체가 해결책이 아니라고 느낀다면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 매우 불행해하며 성과도 제대로 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긴장들은 많은 디자인 문제의 원인이 된다. 시니어 디자이너일수록 제품의 비전과 전략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못하게 되면 불만이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끼리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디자인은 좋아진다 (디자이너도!)

크리틱을 주고받는 것은 성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도구이다. 만약 디자이너가 혼자 일하고 다른 디자이너에게 한번도 작업물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들의 작업물은 정기 피드백 세션에 올라올 수준도 못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디자이너들이 작업 초반에 다른 디자이너와 일해야 하고(많은 것이 바뀌고 정해지지 않은 시점), 실행 단계에서 개발자들과 일해야 하는 이유이다(디자인의 큰 부분이 정의되고 적용하는 일만 남았을 때).

디자이너가 중요하게 여기고, 매달리는 것들은 대부분 계측하기 어렵다.

이것은 디자이너가 퀄리티에 대한 경험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앱의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 경험을. 단기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말이다. 군더더기(clutter)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당연히 군더더기는 적을 수록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시점에 하나를 더 하게 되면 그게 “군더더기"가 되는 것일까? 이걸 계량화하기는 참 어렵다. 하나 정도 추가하는거야 별 일 아닐 수 있지만, 바닷물이 절벽을 깎아내리듯 어느 순간 사용자들은 당신의 사이트가 정신없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곤 새로나온 깔끔하고 심플한 앱이 당신의 서비스가 제공하는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면? 때는 이미 늦었다.

유사한 예를 또 들어보자, 디자이너들은 종종 앱이나 시스템의 다른 부분들에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어쩌면 이게 너무 까다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각 기능 레벨에서 봤을 때 멀쩡하게 돌아가면 문제 없는 거 아닐까?

문제는, 사용자들이 사진'만’ 올리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사진을 올리면 비디오도 올릴거고 만약 이 두개를 올리는 방식이 서로 완전 딴판이라면 꽤 헷갈릴 것이다. 아마 사진을 올리거나 동영상을 올리거나 둘다 힘들어질 것이다. File 메뉴의 위치가 앱마다 모두 다르다고 상상해보시라, 어떤 때는 좌상단, 어떤 때는 오른쪽, 아래쪽.. 아마 악몽일 것이다.

디자이너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잘못되어있을 수도 있다. 디자이너들은 전체 네트워크나 인구보다 개인의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유사하게 디자이너들은 개인의 경험에 비추어 집중해야 할 부분을 찾기도 하는데, 그들이 타겟 유저가 아닌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전체 디자이너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어쨌든 핵심은, 디자인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단기적인 수치의 변화는 참 설명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유저의 신뢰, 이해, 명확함, 장기적인 태도, 기쁨 같은 것들은 디자이너가 공들이는 부분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받지만, 수치로 계측하기는 힘든 요소이다.

디자이너의 마음을 사로잡는 지름길은, 디테일을 챙기는 것이다.

기쁨과 즐거움으로 심장이 두근두근 뛰게 만들고 싶은가? 시안의 모든 요소를 픽셀 단위로 다 맞춰줘라. 퀄리티 기준을 높게 잡고, 허접한 부분을 허용하지 말아라. 작은 디자인 디테일 요소를 맞추기 위해 힘을 쏟고, 사용자가 기뻐할만한 사소한 요소를 위해 밤을 새워라. 내가 아는 모든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에 가치를 두는 개발자, PM과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 뭔가 만들어 내기 위해 기꺼이 밤을 새고 주말을 헌납하는 사람들. 모두가 제품의 가치에 대해 믿고 있고, 팀의 모두가 뭐든 유용하고, 죽이고, 새로운 차원의 제품을 만들고 싶어하기에 헌신하는 사람들 말이다.

다음 번 시리즈는 PM과 일하는 방법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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